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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6.09.30 선릉길
  2. 2016.04.17 커피집 코딩
  3. 2012.03.23 오! 에도 타운즈
  4. 2012.03.19 술병
  5. 2012.03.02 액트 오브 밸러 1
  6. 2012.02.27 휴일 거한 낮술
  7. 2012.02.25 Life In A Day
  8. 2012.02.25 스파게티
  9. 2012.02.21 도꾜가
  10. 2012.02.18 마흔 넷 1


회사가 선릉 근처로 이사를 와서 요즘은 출퇴근때와 점심을 집에서 자주 먹기 때문에 항상 선릉길을 걷는다. 지하철을 타러 갈때 앞쪽으로는 항상 다니는 길이지만 뒷편으로는 오랜만에 다시 지나다닌다.


과거에도 기분전환으로 또는 운동겸 선릉을 돌았다. 34년째 같은 동네에 살면서 늘 걷던 길. 혼자 걸어가다 보면 반항심 가득한 표정의 10대의 나, 뭔가 고심하고 있는 20대의 나, 뛰고 있는 30대의 나를 만난다. 어떨 때는 이렇게 돌다가 30년이 그냥 흘러간 것 같은 착각도 든다. 이제는 50대, 60대에도 돌고 있을 모습이 상상이 된다. 계속 그러고 있다면 좋은 건지 나쁜 건지는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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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를 그만두고 4월 부터는 구글캠퍼스와 커피체인점을 전전하며 코딩도 하고 시간을 보내고 있다. 얼마전까지만 해도 술집이 아닌 커피집에서 20분을 이상을 보낸다는 것은 생각도 못할 일이었다. 그리고 노트북으로 코딩을 한다는 것도 썩 내키지 않았다. 헌데 지금은 노트북을 들고 키피집에 와서 몇시간씩 있다가는 것에 익숙해져 가고 있다. 심지어는 자유롭고 편한 분위기에 일이 더 잘되는 것 같기도 하다. 한동안은 이렇게 지낼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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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에도 타운즈

관심꺼리 2012. 3. 23. 14:22
NDS의 레이튼 교수 이후로 오랫만에 다시 게임을 시작해봤다. 요즘은 복잡하고 화려한 PC 게임 보다는 이런 자잘한 게임들이 부담도 없고 재미있다. 그냥 가끔 한번씩 들어가 건물만 짓고 생산하면 끝이겠지 했는데 생각보다는 복잡한 게임이다. 'How to Play'와 'Combo List'를 읽어 보고 다시 시작했다. 조금 알고 보니 생각보다 손이 많이 간다. 기술을 개발하고 적용하고 캐릭터들 직업을 계속 업그레이드 시켜주고... 건물들간에 상성이 있어 연관된 건물들을 지으면 생산력이 더 증대된다.
게임년도 50년만의 풍경. 이미 게임은 끝난 상태이지만 심심하면 들어가 구경이나 하면서 만지작 거리고 있다. 한 몇달 쉬었다가 또 쉬엄쉬엄 할 게임을 찾아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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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병

먹고 마시고 2012. 3. 19. 11:45
저번주 목요일 저녁에 괜히 보쌈을 보고 마시기 시작해서 어제까지 또 간만에 달려 봤다. 해가 갈수록 느끼는 것이지만 술을 마신 후, 점점 더 깨는 시간이 늦어 진다. 결국은 또 술병에 걸려 이제서야 현기증이 좀 사라지는 것 같다. 요즘 비교적 조신하게 마시면서 잘 버틴다 싶었는데 결국은 또 이 상태가 되어 버렸다. 점심은 라면으로 해장을 하고 다시 얌전히 인내의 세월을 보내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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액트 오브 밸러 : 최정예 특수부대
감독 마이크 맥코이,스캇 워프 (2012 / 미국)
출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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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일 모임이 있어 술을 잔뜩 마시고 다음날에 술이 덜 깨 헤롱헤롱한 상태에서 조조를 보러 갔다. 자리에 앉으니 졸립기도 하고 과연 졸지 않고 영화를 끝까지 볼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결론은 가끔 멍해지긴 했어도 안졸고 잘 본 것 같다. 깨끗한 맨정신에서 본 것이 아니라 평가가 그렇긴 하지만 영화 자체는 그다지 재미있다고 말하기는 어려울 것 같긴 하다. 잘짜여진 이야기가 있는 것도 아니고 배우들의 연기가 훌륭한 것도 아니고 시종일관 눈을 뗄 수 없는 화려함이 있는 것도 아니다. 그렇다고 잔잔한 깊은 감동이 있는 것도 아니다.

하지만 이 영화는 다른 장점이 하나가 있는데 그것은 현실감이다. 이런류의 어떤 영화들을 보면 소총을 들고 있는 모습이 특수부대원이 아니라 총이라도 쏴봤을까 하는 생각이 들정도로 어설픈 모습의 주인공들도 있다. 그러나 이 영화에서 네이비씰 대원으로 나오는 주인공들은 연기자로 보이지 않을 정도로 역활을 잘 표현 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영화를 보고 연기자들이 누군가 찾아 보니 현역 네이비씰 대원이라고 한다. 역활을 잘 표현했다는 이야기가 참 무색해진다. 배우들의 현실감 넘치는 연기와 함께 보여주는 무기와 장비, 전술 등은 마치 군사 다큐를 보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영화적인 재미는 그저 그런 것 같고 그런 다큐 같은 느낌 때문에 좋고 싫음이 갈릴 듯 하다. 영화가 끝나고 나가는데 사람들의 표정이 밝지는 않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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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 장인어른께서 오리고기를 사주신다고 하셔서 구리시 갈매동에 있는 황토마루란 곳을 찾았다. 점심때지만 술과함께 일요일 오후는 끝났다는 생각으로 가기전 부터 한번 거하게 마셔 보자란 기대를 하고 있었다.
 
한마리에 12꼬지가 나오는데 저렇게 꽂아 놓으면 자동으로 회전하면서 옆에 있는 숯불의 열기로 구워져 편하게 먹을 수 있다. 종업원들도 친절하고 식사를 시켜면 나오는 탕도 맛있고 술안주로도 좋다. 먹고 나와서 처가로 가서 마시고 집에 와서도 또 마시고... 일찍 잤다는 것 외에는 좋은 것이 하나도 없는 것 같다. 이젠 술욕심을 좀 버리고 살아야 할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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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 인 어 데이
감독 케빈 맥도널드 (2011 / 미국,영국)
출연 신디 바에르,매튜 어빙,모이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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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유튜브에서 상영(?)중인 Life In A Day를 보았다. 전세계 192개 나라의 지원자들로 부터 2010년 7월 24일 하루동안 촬영한 동영상을 받아 편집해서 만든 특이한 영화다. 새벽부터 시작해 흘러가는 하루의 시간에 맞추어 지구촌 곳곳에서 그날 하루에 있었던 개인들의 짤막한 일상들을 과감 없이 보여준다.

똑 같은 시대에 지구라는 행성에서 같이 살고 있지만 삶의 방식과 환경은 어느 곳은 1970, 1980년대, 어느 곳은 중세, 또 다른 곳은 한참을 오래된 선사시대를 연상케 하는, 같은 시대이지만 저마다 서로 다른 시대를 살고 있는 것 같다. 문화, 인종, 삶의 방식등은 다르지만 한 인간으로서 생존을 위해 고단한 삶을 보내고 매 순간마다 희노애락을 느끼며 동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면서 잔잔한 감동을 느낀다. 흘러 나오는 음악과 노래도 좋고... 이런 작품을 공짜로 방에 누워 편안히 볼 수 있다니 이 역시 감사하며 살아야 겠다. 보고 싶은 것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 가는데 주어진 시간만은 그대로인 것은 조금 안타깝긴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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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파게티

먹고 마시고 2012. 2. 25. 12:37
오늘 점심은 집사람이 만든 스파게티를 먹었다. 간혹 어머니가 안계실 때 스파게티, 돈까스, 스테이크 같은 것을 시도하기도 한다. 순수 토종 입맛이라 서양음식은 별로지만 그나마 덜 느끼한 스파게티는 먹을만 하다. 차라리 비빔국수를 하지 왜 이런 것을 했을까 하는 생각은 들지만 노골적으로 내색할 수 없다. 게다가 나만 빼고 다 좋아한다.

사실 스파게티와 난 매우 친하다. 매일 하는 일이 스파게티 코드를 뒤지고 스파게티 코드를 만들어 낸다. 집사람과 다른게 있다면 난 주로 평일에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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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가
감독 빔 벤더스 (1985 / 독일,미국)
출연 류 치슈,베르너 헤어조크,아츠타 유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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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영화를 많이 보는 것은 아니지만 가장 좋아하는 일본 감독은 오즈 야스지로다. 하지만 그의 영화중에 본 것은 동경이야기, 꽁치의 맛, 가을 햇살 세편 밖에는 없다. 그리고 또 좋아하는 감독중 한명인 빔 벤더스. 좋아하는 감독이 자신이 좋아하고 존경하는 감독에 관한 이야기를 만들었는데 그 감독 역시 나도 좋아하니 당연히 재미있게 볼 수 밖에 없다. 1983년 오즈 야스지로 사망한지 20년이 지나서야 빔 벤더스는 그의 영화속의 동경을 방문하여 빔 벤더스의 눈으로 본 동경의 풍속과 풍경들을 카메라에 담는다. 벚꽃이 흐드러진 공원, 빠찡코, 골프 연습장, 음식모형을 제조하는 공장 등...

가장 인상 깊었던 모습은 하라주쿠와 같은 거리에서 젊은이들이 삼삼오오 모여 카세트 테이프를 틀고 춤을 추고 있는 장면이다. 그 시절 즈음에 한국에서 간혹 신문, 잡지와 TV등에서 보았던 모습이 생각났다. 잘 어울리지 않는 넘겨 빗은 올백머리에 가죽 점퍼와 청바지는 마치 그리스의 존 트라볼타의 패션을 그대로 흉내낸 모습으로 보인다. 점퍼 뒤에는 뉴욕, 록큰롤등 영어가 적혀 있고 서양 팝송을 들으며 춤을 추고 있는 모습들. 현재 침체된 일본경제 아래에서 50대를 보내고 있을 이들은 과거 고도의 일본경제 아래에서 보냈던 추억이 더욱 화려했던 청춘으로 기억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오즈 야스지로에 대한 경외심으로 동경을 찾은 만큼 그와 함께 작업 했던 배우 류 치슈와 카메라 감독 아쓰다 유하루를 만나 인터뷰를 한다. 그들은 오즈 야스지로에 대해 무한한 존경을 나타내며 그와 함께 작업했던 시절을 그리워하며 감사하고 있었다. 훌륭한 감독이었을 뿐만 아니라 좋은 리더였던 것 같다.

화려하고 세련된 영상과 숨가쁘게 긴장감으로 몰아 부치는 자극적인 요즘 영화들도 재미있긴 하지만... 정적인 잔잔함으로 주변의 이야기들을 그려내는 오즈 야스지로의 영화들이 보고 싶어진다. 불꺼진 방에서 그의 영화와 함께 소주 한병을 놓고 천천히 마셔가며 느긋함과 따스함을 느껴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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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흔 넷

쩔은 생각 2012. 2. 18. 11:38
마흔 넷이면 내가 천직으로 알고 있는 분야에서 막연히 장인급 실력이 되어 있을 줄 알았다. 하지만 현실은 20대 보다 지금이 더 낫다고 말 할 자신이 없다. 이것이 가장 슬프다.

마흔 넷이면 세상을 이해하고 통찰이 있을 줄 알았는데 아직도 궁금하고 헤깔리고 모르는 것 투성이고 새로이 아는 것이 더 많은지 잊어 버리는 것이 더 많은지 모르겠다.

마흔 넷이면 나이에서 오는 여유로 온화하고 인자해지고 공자님 말씀처럼 혹하는 일이 없을 줄 알았다. 천성은 변하기 어렵다는 것만 알게 되었고 더 경박해졌다.

마흔 넷이면 노부모께는 효자이며 자식에겐 존경 받는 아버지가 되어 있을 줄 알았다. 하지만 부모님께는 늘 물가에 내놓은 불안한 자식이고 아이에겐 본 받을 것 없는 철없는 아빠다.

마흔 넷이면 경제적인 여유가 생겨 어려운 사람들을 돕고 주위에 베풀면서 살 줄 알았다. 하지만 숫자와는 별개로 마음은 점점 더 궁색해진다. 

마흔 넷이면 인생을 정리해가는 나이인줄 알았다. 하지만 막상 되어보니 아직도 살 날과 변화할 수 있는 날들이 꽤 있다는 막연한 희망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은 다행이다.

마흔 넷... 열일곱과 다를 게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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