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OG ARTICLE 등산 | 13 ARTICLE FOUND

  1. 2010.11.30 소백산 여행
  2. 2010.03.07 나른하니 좋구나
  3. 2009.12.14 걷기와 생각
  4. 2009.11.15 불암산 산행
  5. 2009.10.19 수락산 산행
  6. 2009.10.11 청계산 (화물터미널 ~ 과천 대공원)
  7. 2009.10.11 평일 청계산 산행
  8. 2009.09.27 검단산 산행
  9. 2009.09.21 가족등산 - 구룡산
  10. 2009.09.14 삼성산 산행

저번주에는 그동안 벼르고 있었던 소백산을 집사람과 아이와 함께 다녀왔다. 무릎이 안좋은 집사람은 등산할 동안은 알아서 밑에서 시간을 보내기로 했다.

동서울 터미널에서 2시간 조금 넘게 걸려 단양에 도착했다. 이번은 카메라로 사진을 많이 찍기로 작정하고 갔지만 역시나 중반을 지나서는 배낭으로 들어가고 부담없는 아이폰으로 찍게된다. 단양 터미널에 내리자마자 한컷. 미리 숙소를 잡아놓은 다리안 관광지로 가는 버스를 탈려고 했는데 시간표를 보니 바로 5분전에 출발했고 한시간여를 기다려야 한다. 앞에 있던 택시 기사님한테 물어보니 다리안까지 7,000원 정도 나온다고 한다. 셋이니 그냥 택시를 탔다.

도착해서 저녁을 먹기위해 근처 식당을 찾았는데 넓은 식당에서 들어와서 나갈때까지 우리밖에 없었다. 들어가니 그제서야 밥을 짓고 준비를 하기시작한다. 덕분에 좀 기다리기는 했지만 갓 지은 따끈따끈한 밥을 먹을 수 있다. 감자전 하나와 닭도리탕을 시켜 막걸리를 마셨다. 나물 반찬들이 깔끔한게 술안주로 딱이었다.

하루 묵었던 다리안밸리 펜션. 금요일이고 비수기라 그런지 우리밖에 없었다. 다음날 나올때까지 근처에서 외지인으로 보인 사람은 우리밖에 없는 듯 하다.

다음날 아침. 라면으로 간단히 아침을 먹고 길을 나섰다. 일기예보에 비나 눈이 온다고 해서 그런지 올라가는 동안 사람을 거의 볼 수가 없었다.

눈발이 조금씩 날리다 그쳤다. 이정도 오고 끝나는가 보다 했는데 착각이었다.

 정상인 비로봉을 앞에 두고 전망대가 있는 곳에서 한컷.

이번 여행에서 유일하게 내가 찍힌 사진. 그러고 보니 집사람 사진은 한장도 없네.

비로봉으로 올라오고 있는 재준이.

정상에서 보니 말그대로 첩첩산중이다.

맥주한캔을 마시기 시작했다. 갑자기 트위터가 생각이나 '소백산 정상에서 바람을 안주삼아 한잔중' 이런 이야기를 올렸다. 깝죽된 결과일까 갑자기 눈바람이 심상치 않게 분다.

눈이 가로로 날리며 바람이 거세진다. 11월에 온건 소백산 눈바람 맞으러 온 건 아닌데...

몸이 날아갈 정도로  바람이 불어 온다. 배낭을 커버로 씌우면서 밥은 그냥 밑으로 빨리 내려가서 먹어야 겠다고 생각했다.  

내려가면 소고기를 먹는다는 일념 하나로 악천후 속을 걷고 있는 초딩.


늦은 가을 산을 기대하고 올라 왔지만 소백산에 첫겨울이 오늘날까지 덤으로 볼 수 있었으니 행운이라고 할 수 있겠다. 

계획은 죽령으로 내려갈려고 했지만 빨리 내려가기 위해 희방사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힘들거다. 헌데 세상은 더 힘들다.

황량한 연화봉.

'아빠. 내려가면 소고기 확실하지?' 재차 확인한다. 돼지라고 하면 한대 칠 것 같다.

밑으로 내려 오니 날씨가 편안해 진다. 회방사에서 한시간여를 더 내려와 버스정류소에서 집사람이 기다리고 있는 풍기온천으로 가기위해 영주 방향으로 가는 버스를 탔다. 

드디어 따뜻한 물이 있는 천국에 도착했다. 얼었던 몸과 마음을 녹이고 나왔다. 4,500원이니 이름 있는 온천치고 값도 싼 것 같다. 다만 사람이 너무 많아 몸이 과연 더 깨끗해져서 나가는 것인지 의심은 들었다. 큰길로 나와 아주머니 한분께 길을 물어 봤는데 본인도 거기로 지나간다고 추우니까 잠시 저기 사과 파는 곳 안에 들어가 기다리라고 하셨다. 기다리는 동안 가게 사장님은 사과도 깍아 주시고 사과즙도 주시고 정말 친절하게 대해 주셨다. 잠시 후 아주머니의 차를 얻어 타고 편하게 풍기시내로 올 수 있었다. 예전 같지 않다지만 아직까지도 시골인심은 후하고 따뜻하다.

풍기역앞에 소백산 한우라고 써져 있는 고기집으로 들어 갔다. 한우 갈비살 3인분 주문. 아침에 라면 먹은 후에 처음으로 먹는 식사라 순식간에 고기들이 없어졌다.

고기를 시키면 청국장을 포함한 식사는 공짜. 반찬도 소박하니 맛있다.

소주 안주로 그만이었던 청국장.

식당을 나와서는 근처의 여관으로 숙소를 잡았다. 캔맥주 6개를 사가지고 들어 갔는데 결국에는 모자란다. 몇개 더 사기 위해 나왔더니 10시쯤 되었는데 가게문이 닫혀있다. 편의점은 조금 멀어서 포기하고 그냥 들어와서 잠을 청했다.

다음날 여관을 나와 기차표를 예매해 놓고 근처의 해장국집을 찾았다. 나와 집사람은 내장탕을 먹고 재준이는 갈비탕을 시켜 주었다.

식사를 하고 시간이 조금 남아 주변을 돌아 다니고 있는데 '정 도너츠'란 간판이 보였다. 선릉역 근처에도 체인이 있는데 본점을 여기서 보게 되다니... 오전 9시로 이른 시간이라 문이 닫혀 있을줄 알았는데 영업을 하고 있다. 부모님께 드릴 선물용을 하나 사고 진짜 정 도너츠인 생강도너츠를 한상자를 샀다.

기차에서 창밖 풍경을 바로 보고 있는 재준이. 눈이 부실까봐 내 선글라스를 껴주었다. 보통 게임을 하는데 기차밖으로 보이는 풍경이 꽤나 멋있나 보다.

한시간 마다 들락거려 단골집이된 까페객실. 맥주 한캔을 마시며 창밖으로 흘러가는 경치들을 보고 있으면 신선놀음이 따로 없다는 생각이 든다. 역시 여행중 이동수단은 기차가 최고다.

아이가 커감에 따라 근교산뿐만 아니라 더 큰 산들을 다닐 수 있게되니 좋은 것 같다. 내년이면 중학생인데 언제까지 따라 다닐지는 모르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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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 근래 들어 휴일에 대한 집착이 심해졌다. 자영업을 하기에 휴일은 그다지 큰 의미가 없었지만 한두달 휴일을 마음놓고 못 쉬었되니, 주중에 더 열심히 일하고 휴일은 반드시 누려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이가 몸상태가 좋지않아 이번주는 같이 등산을 가기 힘들 것 같았다. 간만에 호젓한 산행을 해보기로 마음먹고 토요일 새벽 5시가 조금 늦은 시간에 택시로 양재 화물터미널에 내려 청계산을 올랐다. 오랫만에 홀로가는 산행에다 이른 시간이라 사람도 없어 아주 호젓하고 차분하게 걸을 수있었다. 오르고 내리기를 반복한지 8시간쯤 흘러 광교산을 지나 경기대학교로 내려올 수있었다. 경기대 후문에서 삼성역으로 가는 버스에 몸을 실었다.

역삼역 근처의 찜질방에서 집사람과 아이와 만나 찜질과 사우나를 하고 다시 코엑스로 향했다. 집사람이 볼일을 보는 동안 아이와 서점에 가서 보다가 또 책을 몇권샀다. 금요일도 지인들과 왔다가 샀는데 책을 읽지는 않고 수집만하고 있는 것 같다. 몇군데 구경을 더하다가 중국집에서 짬뽕으로 저녁을 해결했다. 돌아와선 맥주 몇캔 마시고 그대로 잠이 들어 버렸다.

덕분에 오늘도 약간의 기분좋은 피로감이 남아있다. 아침부터 어제와 그제 사온 책을 읽다가 밖으로 나가 담배 피우기를 반복하고 있다. 잘 쉬다가 내일부터는 또 바쁜 일상들에 충실해야 겠다. 그러다보면 어느새 또 다시 주말이란 선물이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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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기와 생각

쩔은 생각 2009. 12. 14. 14:22
저번주 토요일은 산에 있었다.
아마 근교산을 오는 분들중엔 내 나이가 젊은편에 속하는 것 같다.

다음날인 일요일은 코엑스 지하에 있었다.
아마 그곳에선 내 나이가 평균보다 훨씬 많은 것 같다.

도시 vs 산
발랄 vs 담백
젊음 vs 늙음
문화 vs 자연

여러가지 느낌들이 확연히 비교가 되었다.

일반적인 산행은 젊은이들의 호기심을 채워줄 자극적인 요소나 도전해볼만한 어려움은 없는 것 같다. 그래서 대부분 어느정도 나이가 들어서 건강을 생각해서든 산이 좋아서든 다니는 것 같다.

내가 다니는 정도의 산행은 등산이라기 보다는 걷기에 가깝다고 생각이 든다. 운동이나 육체적 활동이라기 보다는 차라리 명상에 가깝다. 산을 다니면서 좋은 것중 하나가 무의식적으로 걷는 것이 생각하는 것을 도와주기때문이다.

오랜 옛날부터 많은 철학자들은 걷기, 산책, 여행의 예찬자들이고 실행자들이었다. 루소는 "나는 걸을 때만 명상에 잠길 수 있다. 걸음을 멈추면 생각도 멈춘다. 나의 마음은 언제나 나의 다리와 함께 작동한다."라고 했다. 그들과 같이 훌륭한 생각을 하는 것은 아니지만 걸을때면 늘 루소가 했던 말에 동의를 하게된다.

처음은 힘들어만 하던 아이도 이젠 오르고 내리면서 무엇인가 잔뜩 생각을 하는 표정이다. 점심때 먹을 라면을 상상하는지, 집에서 하다 만 게임을 생각하는 건지, 내려가서 먹을 파전을 생각하는지는 모르겠다. 그나저나 40이 넘어서면서 더 늙기 전에 운동이나 하나 시작해볼려고 했는데, 언제까지 유유자적 산행만 하고 있을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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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는 지하철 7호선을 타고 당고개역에 내려 불암산을 올랐다. 일기예보에는 비가 안온다고는 했지만 습기가 많고 날이 흐려 혹시나 비가 오지나 않을까 걱정했지만, 정상 부근을 가니 구름은 물러가고 맑은 하늘이 나타났다.

당고개역에 내려 불암산쪽으로 향했다. 주택길을 가로질러 올라가서 좌측 끝으로 가면 등산로가 나온다.

잘 안 이용하는 길인지 보통 하산시 이용하는 길이라 그런지 정상근처까지 가는동안 사람이 한명도 없었다.

아무리 준비없이 되는대로 산을 가지만 계절상 준비할 것들이 있어 재준이에게도 배낭을 매게 하였다. 본인이 입을 파카와 자주 꺼내는 간식, 휴지등을 넣었다. 몇년있으면 내 짐도 들어줄 든든한 포터가 되어 있기를 기대해 본다.

바위산 답게 곳곳에서 거대하고 기이하게 생긴 바위들을 볼 수있었다.

재준이가 찍어준 사진. 경치를 강조했다고 해서 무슨 말인가 했더니 그냥 나를 왼쪽으로 치우치게 찍은 것이었다. 확실히 중년이라 칙칙하다.

사진을 찍은 곳에서 밑을 내려다 보니 아찔하다.

불암산 정상의 모습. 날씨가 좀 싸늘해져서 그런가 토요일인데도 생각보다 사람들이 그다지 많지 않았다.

작고 낮은 산이지만 불암산의 이러한 기세에 어느산 못지않은 포스를 느낄 수있다.

국기봉 정상에서.

국기봉으로 올라오려는 사람들이 많이 보인다. 동서남북 경치감상은 했으니 자리를 내주기 위해서 내려왔다.

보기에 위험한 부분이 있지만 요새 산들은 안전장치와 계단을 잘 만들어 놔서 위험한 구간은 없다. 너무 없다는 것이 문제이기도 하다.

내려가다 적당한 곳에 자리를 잡고 점심을 먹었다. 발열재에다 물을 부어주면 20~30분동안 높은 온도를 유지하여 음식을 데워 먹을 수있는 제품이다. 뽀글이와 커피를 탈 물을 넣고 물을 부으니 보글보글 잘 끓고 있다. 라면을 먹을려면 15분정도 기다려야한다.

집에서 싸온 김밥을 기다리는 동안 먹었다. 역시 김밥은 집에 것이 속도 꽉차고 맛있다.

라면을 맛있게 먹고 있는 녀석. 고체연료만 쓸 수있어도 이런 짓(?)을 안해도 되겠지만 보온병을 들고가던지 이런 제품을 사용하던지외에는 간단히 라면이나 차 한잔 마시는데도 다른 방법은 없는 것 같다.

오늘은 불암산외에도 다른 볼일이 있기 때문에 상계역 방향의 팻말을 보고 바로 하산했다.

지하철을 타고 동대문 운동장에서 내려 청계천을 걸었다. 종로 3가까지 걷다가 인사동으로 가기위해 올라왔다.

탑골공원내의 국보 2호인 원각사지 10층 석탑. 더이상의 훼손을 방지하기 위해서인지 유리방 안에 잘 모셔져 있다.

향수를 자극하는 그때 그시절 불량식품들.

인사동 여기저기와 상품들을 둘러보다가 잠시 쉬고 배도 채울겸 근처의 음식점으로 들어 갔다.

동동주와 두부김치를 시키고 재준이는 국화차를 시켜주었다. 약간 모자란 듯 싶어 맥주 한병을 시켜 입가심을 하고 나왔다.

나오면서 본 재미있는 양말들.

나오면서 뽑기를 해보았지만 결과는 역시 꽝이었다. 예나 지금이나 걸린 적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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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번주에는 토요일은 일이 밀려 있어 출근을 했고 다음날인 일요일은 일요일답게 뒹굴뒹굴하면서 보내기로 했다. 하지만 아침을 먹자마자 드는 생각... "산이나 가야겠다". 전혀 계획에 없던 산행이라 7호선에서 한번에 갈수있는 수락산을 택해서 재준이와 같이 올랐다.

서울 근교의 산들이 주말이면 늘 그렇듯이 줄을 서서 올라 간다. 좁은 길에선 곳곳에서 정체가 되고 무엇이 그리 급한지 잠시를 못기다리고 툭툭 치면서 앞서 갈려는 사람들도 있다. 사람을 피하려고 왔다 되려 사람에 치이는 꼴이다. 나도 일요일에 산으로와 이에 일조했으니 불평은 없다.

중간쯤 올라가니 동서남북 전망들이 아주 좋다. 저멀리 도봉산이 보인다.

바위산이라 정상 근처에 가면 약간은 위험한 곳들이 있다. 하지만 곳곳에 박아 놓은 쇠로된 봉들과 발 딪기 편한곳에 바위를 갈아 놓은 곳들이 보여 안타까웠다. 사람들의 안전이 가장 중요하긴 하지만 이런식이면 몇년후에 유명한 산들중에 제모습을 유지하고 있을 산들이 얼마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참으로 신기하게 생긴 정상 근처의 배낭바위. 60리터쯤 되보이는 것 같다.

정상에서의 사람들. 오르고 내리려는 사람들이 많아 정체가 상당히 심하다. 사람들로 인해 발디딜 틈이 없어 국기봉으로 올라가 둘러 보았다.

정상 아래의 한적한 곳에 자리를 잡고 가지고간 컵라면과 보온병의 물로 점심을 해결했다. 초등학생지만 줄 것이 커피밖에 없어 믹스커피를 한잔 주었더니 행복해 한다.

하산길에 철모바위. 수락산은 그 높이에 비해 기암괴석들이 많은 것 같다.

단풍이 곱게 물들은 곳에서 한컷.

위를 올려다 보니 홀로 암벽등반을 하는 분이 있었다. 내려 오는 중간중간 암벽에서도 수강생들에게 암벽등반을 강의하고 지도하는 모습을 볼 수있었다.

이제 하산할 일만 남아 표정에 여유가 보인다.

내려 가기전 한컷.

안전장치가 없는 위의 바위를 내려올 것인지 우회할 것인지 물어 보았다. 겁이 많은 녀석인데 약간은 망설이다 그냥 내려 오겠다고 한다. 이후로는 카메라의 밧데리가 떨어져 더이상 사진을 찍지 못했다.

내려 와서는 1,000원짜리 막걸리 두잔으로 요기를 하고 집으로 돌아와 저녁을 먹고 찜질방을 갔다. 야참을 거의 안먹지만 돌아 오는길에 배가 고파 치킨집에서 치킨과 생맥주로 배를 채우고 들어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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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는 토요일로 가족산행이 있는 날이었다. 아버지는 전날 설악산으로 가시고 남은 가족들끼리 청계산을 오르기로 했다. 어머니도 같이 가시니 힘든 산행보다는 화물터미널에서 옥녀봉까지만 오르고 과천 현대미술관으로 내려와 구경이나 하는 유람을 하기로 했다.

옥녀봉으로 오르는 길. 추석 전날도 와본 길이고 오늘은 얼마 가지 않는 다는 것을 아는 재준이의 표정이 여유롭다. 옥녀봉을 오르자 녀석이 만경대까지 가고 싶다고 한다. 나도 솔깃해서 망설였지만 어머니때문에 더이상 무리를 안하는 것이 좋을 것 같아 후일을 기약했다.

옥녀봉에서 대공원쪽으로 내려 오는 길의 시작부근에서 가지고 간 김밥과 감자로 점심을 해결했다.

내려오는 길의 전망 좋은 바위에서 한장. 이제 덩치가 엄마와 비슷하다.

조금 더 내려오니 전망이 아주 좋은 곳이 있었다.

대공원쪽으로 내려가는 길은 초반 약간 위험한 곳도 있지만, 대부분 위와 같이 평탄하고 산보로 걷기에 아주 좋은 길들이 이어졌다. 내려와 도로로 2km정도 걸어 국립미술관쪽으로 향했다. 사실 국립미술관으로 바로 내려 올려고 했는데 정확한 길을 모르고 가족들이 있어 큰길을 택했다. 저번엔 방향만 보고 길도아닌 숲을 헤치며 내려왔는데 언제쯤 청계산에서 현대미술관을 제대로 내려올까 모르겠다.

차로 갔을 때는 금새였는데 돌아 가는 길이 제법 멀었다. 나야 뭐 상관없지만 가족들한테 미안했다

미술관에 도착하니 천국이 기다리고 있었다. 일단 냉커피 한잔씩 마시며 피로를 풀었다.

어느정도 쉬고 난 후에는 미술관을 둘러 보았다. 재준이는 저 표정이 내가 화났을 때의 표정을 패러디 했다고 한다. 반성하자.

팔자에도 없는 그림들과 조각등을 구경한 후에 2층 테라스에서 잠시 쉬었다. 재준이와 집사람은 조금 더 전시물을 둘러 보고 어머니와 나는 밖에서 다시 휴식을 취했다.

지하철역 앞에서 간단히 요기를 하기로 했다. 오댕과 떡뽁이, 소라와 함께 막걸리를 마셨다. 가장 인기 있었던 것은 오랫만에 먹은 소라. 앉아서 충분한 휴식을 취한 후에 지하철을 타러 내려갔다.

집앞의 커피뽂는 집에서 다시 시원한 냉커피 한잔하고 들어 갔다. 모두 피고한고 배도 부르기 때문에 저녁은 간단히 라면을 끓여 먹고 일찍 잠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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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일은 일 때문에 업체를 방문했다. 담당인 친구와 전날 술을 마시며 별 문제없이 끝나면 청계산 산행을 하기로 했다.

진도는 앞섰으나 어플리케이션이 실행 후 죽는 묘한 상황이 발생했다. 하지만 최종 생성 파일은 만들고 죽으니 그다지 뻘쭘한 상황은 아니었다. 테스트중에도 마음은 창너머 보이는 산으로 달려가고 있었다. 상황이 끝나고 근처의 중국집에서 짬뽕으로 점심을 때웠다. 친구의 차로 집으로 가서 간단히 등산복으로 갈아 입은 후에 청계산 옛골로 향했다.

친구는 별 준비를 안해온 것 같아 옛골에서 이수봉까지만 올라 가기로 했다. 올라가기 시작할 무렵 내려올때도 이길로 내려 올터이니 이정표를 보고 방향을 바꿔 목배등쪽으로 빠졌다. 평일 낮이라 사람들도 별로 없고 한적하니 좋았다. 노인분들을 제외하고는 회사에서 단체로 온 직장인들이 많았다. 등산을 좋아하시는 사장님들이 많은가 보다.

이수봉만 오르는 산행을 마치고 옛골의 한 음식점에서 동동주와 파전으로 간단히 마무리를 했다. 차를 가져온 친구는 두잔만 마시고 난 동동주에 서울 막걸리 한병을 더 시켜 먹고 나왔다.

양재 IC까지 친구의 차를 타고왔다. 다시 도심으로 와보니 한창 퇴근시간으로 직장인들의 발걸음이 분주했다. 평일에 혼자만 등산복 차림인 내 모습은 마치 이방인과도 같았다. 그 기분을 좀 더 느껴보기 위해 집에까지 걸어 가기로 했다. 걷는 거리는 한 8km쯤 될 것 같으니 큰 부담은 없었다.

양재천을 따라 동쪽으로 걸어가다 오랫만에 찜질방이나 가기로 마음 먹었다. 전화를 걸어 찜질방에서 집사람과 아이와 만나기로 했다.


찜질을 끝내고 선릉역의 커피 전문점에서 커피와 코코아 한잔씩 하고 집으로 돌아 왔다. 일을 제껴두고 평일에 산을 오르는 자주 할 수 없는 일탈은 신선하고 재미있는 경험이었다. 하지만 자주하면 생계가 위험해질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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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신던 등산화가 이전 구룡산 산행을 마지막으로 운명을 다했다. 군데군데 헤진 것은 문제가 되지 않지만 왼발의 밑창 쿠션이 다 찢겨져 나가 똑바로 걸을 수가 없게 되었다.

저가를 살까 고가의 등산화를 구입할까 몇일을 고민했다. 그러다 선택한 것은 그냥 국민 등산화라 불리우는 캠프라인의 뉴 애니스톰이다.

청개구리 기질도 있고 남들이 많이 쓰는 제품들 보다는 다소 특이한 제품들을 선호했었는데, 나이가 들어 가서인지 다 귀찮다. 예전 같으면 산에서 나와 같은 등산화를 많이 보게되는 것이 싫었겠지만, 이제는 가격대 성능비 좋고 남들이 많이 선택하는 것이 가장 무난한 것 같다. 산행을 하기전 이젠 다시는 볼 수 없는 반짝반짝한 상태를 남겨 보았다.

포스코 사거리에서 341번을 타면 일반적으로 검단산을 오를때 많이들 선택하는 애니메이션 고교까지 한번에 간다. 매번 느끼는 것이지만 요즘은 근교의 산들을 가기에 대중교통이 너무나 잘되어 있는 것 같다.

애니메이션 고교에서 올라가는 초입부분이다. 역시나 많은 사람들이 산을 오르고 있었다. 이런 넓고 편한 신장로와 같은 길이 한동안 유지된다.

어느정도 올라가면 조망이 트여 좋은 경치와 함께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기분좋게 올라갈 수 있다. 아래로 한강과 팔당대교가 내려다 보인다.

한시간 정도를 오르자 점심때가 되었다. 장소도 협소하고 깔딱고개를 앞에 두고 있었지만, 점심시간이되면 무조건 먹어야 한다. 바위 한귀퉁이에서 컵라면과 밥으로 간단하게 점심을 해결했다.

정상을 앞두고 경치 좋은 곳에서 한장. 아버지는 전날 북한산으로 산행을 하셨기 때문에 이번 산행에는 빠지셨다. 집사람은 67세가 되신 어머니 보다도 체력이 부실하니 어찌해야 할까.

산 정상에서는 오랫만에 카메라에 한번 찍혀 보았다. 전날 지나친 음주와 함께 후배가 알려준 온라인 플래쉬 게임에 빠져 새벽 4시반에서야 잠을 자 세시간 밖에 못 잤다. 잠이야 별 상관없는데 술이 완전히 안깨 어머니는 올라 가는 내내 "아고, 술냄새야"하며 불평을 하셨다.

사실 검단산은 나에게 조금 의미가 있는 산이다. 20년전 6개월 정도 이곳에 있었고, 일주일에 두세번은 정상의 핼기장을 올랐다.

오늘 올라온 길은 처음이지만 산곡초등학교쪽의 등산로는 매우 익숙한 길이다. 하지만 세월이 너무나 많이 지났다. 하산길에서 산곡초쪽으로 갈 예정이었는데 아무 생각없이 아래배알머리 쪽으로 내려오게 되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교통의 편의를 위해 다시 애니메이션고쪽으로 내려 가기 때문에 내려가는 길은 등산객이 별로 없이 한산하고 길도 작은 오솔길 같아 좋았다.

몇달전만 하더라도 급경사를 만나면 힘들어 하던 재준이도 이젠 힘들어하는 기색없이 잘 오르고 내려간다. 산동무 만들기 프로젝트가 성공해가고 있는 것 같다. 그다음 술동무 만들기 프로젝트는 더 쉽게 적응할 것으로 생각된다.  

저녁은 집근처로 와서 명동칼국수집을 찾았다. 이집은 인근 음식점중에서 최고의 인심을 자랑한다. 가격도 선릉역 부근에선 괜찮은 편인 5,000원인데, 무지막지한 양을 자랑하는데다 커다란 만두까지 하나 들어 있어 성인남자도 깨끗이 비우기가 힘들다. 사리추가와 공기밥도 공짜다. 2만원짜리 보쌈 소를 하나 시켰는데 커다란 그릇에 국물이 1인당 하나씩 나왔다. 보쌈 역시 양도 많고 과연 인심 하나는 끝내준다고 할 수있겠다. 맛도 괜찮으니 이집은 안주빨이 쌘 친구들과 저렴하고 배부르게 먹기에 적당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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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번주 토요일도 어김없이 등산을 갔다. 재준이가 학교 갔다가 친구네 집에 들렀다 오는라고 출발이 늦어 가까운 구룡산을 가기로 했다. 높이가 283미터의 낮은 산이지만 정상에서 내려다 보는 서울시의 경치는 꽤 볼만하다.


개포동에서 올라가 구룡산 정상을 지나 능인선원으로 내려오는 코스를 택했다. 바로 옆의 대모산과 마찬가지로 비교적 편한 산이라 나이 드신 분들이 많이 계셨다.

거리가 짧기 때문에 운동겸 해서 망원경을 배낭에 넣어 올라 갔다. 아버지가 쓰신던 것으로 3대째 내려오는 것인데, 재준이는 망원경이 신기한 듯 계속 여기저기를 흩어 보았다.

나는 이제 망원경이란 것이 신기할 게 없으니 핸드폰으로 사진 몇장만 찍었다.

내려 와서는 집 근처의 생태탕 집을 찾았다. 두번째로 가는데 처음 갔을 때의 좋은 인상과는 달리 앞으로는 갈 일이 없을 것 같다.

안주로 꼬막과 산낙지를 시키기 위해서, 먼저 생태탕 2인분과 갈치조림 2인분을 시켰다. 5명이서 4인분을 시키니 아주머니가 뒤이은 주문은 들어 보지도 않고 안색이 급하게 바꼈다. 물론 추가로 꼬막과 산낙지를 시켰더니 다시 화색이 돌았다.

생태탕이 나왔는데 저번에 왔을 때는 한사람당 한마리였는데, 이번에는 두사람당 한마리라고 하였다. 음식점에서 따질게 뭐 있나 그냥 먹고 다음부터 안가면 되지. 집에 배낭을 풀어놓고 몸도풀고 샤워도 할겸 찜질방을 갔다. 요즘 사람이 없는 것은 좋지만 이러다 망하지나 않을까 걱정된다. 갈수록 주위에서 사우나와 찜질방을 보기가 힘들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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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는 가족들과 함께 삼성산을 찾았다. 서울대입구에서 내려서 버스타는 줄을 보니 오늘도 사람구경은 원없이 하다 내려 오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코스를 완만한 곳으로만 잡아 올라가는데 모두 큰 무리는 없었다. 대신 엄청나게 많은 사람들에게 섞여 줄지어 거의 자동으로 올라 간 느낌이다. 가능한 토요일날 산행을 하는 것이 그나마 사람구경을 덜하는 길일 것 같다.

내려 와서 계곡에서 지친 발을 잠깐 쉬도록 했다. 내 발과 재준이 발인데 이제 거의 내 발만 하다. 짧고 뭉등한 내 발과 닮지 안기를 바랬지만 어쩔수 있나.

산에서는 집에서 싸간 김밥, 유부초밥과 빈대떡으로 점심을 먹었다. 선릉역에 내려보니 네시로 어중간한 시간이었다. 그냥 강서면옥에서 냉면과 빈대떡, 만두로 끼니를 때우고 나중에 배고픈 사람들은 집에서 라면을 끓여 먹던지 알아서 때우기로 했다.

산행자체는 큰 무리가 없었지만 내려와서 서울대입구에서 지하철 역까지 걸어간 것 때문에 이번 산행 후에 다들 녹초가 되어버린 것 같다. 기분 탓인지 산을 다니는 것 보다 도로를 걷는 것이 더 피로가 오래가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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