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볼일도 있고 내려간김에 간만에 동생이랑 술이나 한잔할까 해서 동생이 있는 한택 식물원을 찾았다. 일 끝나고 가니 문 닫을 시간까지 남은 시간은 15분. 한바퀴 둘러 보지도 못하고 입구 근처만 기웃거리다 나왔다. 날이더워 꽃들은 많이 피지 않았으나 나무들은 무성하게 우거져 산길을 걷는 기분이었다. 늘 삭막하고 숨막히는 콘크리트 건물들만 보다가 간만에 눈이 호강했다.
집 근처로 와서 조개찜 하나 시켜놓고 소주를 마셨다. 저 많은 조개는 건너편에 있는 둘째 주혜가 거의 다 먹었다. 이후 과자에 치킨에 엄청난 식성을 가진 꼬마 먹보가 아닐 수 없다. 나가서 맥주 한잔 더하고 버스를 타고 올라왔다. 대부분의 하늘을 막아선 고층건물들, 보기에도 삭막한 아파트 숲들, 뿌연 공기, 수많은 자동차들이 뿜어내는 매연과 소음... 몇십년째 살고는 있지만 서울은 사람이 살만한 곳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