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OG ARTICLE 사는 이야기 | 303 ARTICLE FOUND

  1. 2016.09.30 선릉길
  2. 2016.04.17 커피집 코딩
  3. 2012.03.02 액트 오브 밸러 1
  4. 2012.02.25 Life In A Day
  5. 2012.02.21 도꾜가
  6. 2012.02.16 범죄와의 전쟁
  7. 2012.02.12 헷갈림 방지 사전
  8. 2012.01.26 요리 본능
  9. 2012.01.11 한글의 탄생
  10. 2012.01.09 인체재활용


회사가 선릉 근처로 이사를 와서 요즘은 출퇴근때와 점심을 집에서 자주 먹기 때문에 항상 선릉길을 걷는다. 지하철을 타러 갈때 앞쪽으로는 항상 다니는 길이지만 뒷편으로는 오랜만에 다시 지나다닌다.


과거에도 기분전환으로 또는 운동겸 선릉을 돌았다. 34년째 같은 동네에 살면서 늘 걷던 길. 혼자 걸어가다 보면 반항심 가득한 표정의 10대의 나, 뭔가 고심하고 있는 20대의 나, 뛰고 있는 30대의 나를 만난다. 어떨 때는 이렇게 돌다가 30년이 그냥 흘러간 것 같은 착각도 든다. 이제는 50대, 60대에도 돌고 있을 모습이 상상이 된다. 계속 그러고 있다면 좋은 건지 나쁜 건지는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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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를 그만두고 4월 부터는 구글캠퍼스와 커피체인점을 전전하며 코딩도 하고 시간을 보내고 있다. 얼마전까지만 해도 술집이 아닌 커피집에서 20분을 이상을 보낸다는 것은 생각도 못할 일이었다. 그리고 노트북으로 코딩을 한다는 것도 썩 내키지 않았다. 헌데 지금은 노트북을 들고 키피집에 와서 몇시간씩 있다가는 것에 익숙해져 가고 있다. 심지어는 자유롭고 편한 분위기에 일이 더 잘되는 것 같기도 하다. 한동안은 이렇게 지낼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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액트 오브 밸러 : 최정예 특수부대
감독 마이크 맥코이,스캇 워프 (2012 / 미국)
출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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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일 모임이 있어 술을 잔뜩 마시고 다음날에 술이 덜 깨 헤롱헤롱한 상태에서 조조를 보러 갔다. 자리에 앉으니 졸립기도 하고 과연 졸지 않고 영화를 끝까지 볼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결론은 가끔 멍해지긴 했어도 안졸고 잘 본 것 같다. 깨끗한 맨정신에서 본 것이 아니라 평가가 그렇긴 하지만 영화 자체는 그다지 재미있다고 말하기는 어려울 것 같긴 하다. 잘짜여진 이야기가 있는 것도 아니고 배우들의 연기가 훌륭한 것도 아니고 시종일관 눈을 뗄 수 없는 화려함이 있는 것도 아니다. 그렇다고 잔잔한 깊은 감동이 있는 것도 아니다.

하지만 이 영화는 다른 장점이 하나가 있는데 그것은 현실감이다. 이런류의 어떤 영화들을 보면 소총을 들고 있는 모습이 특수부대원이 아니라 총이라도 쏴봤을까 하는 생각이 들정도로 어설픈 모습의 주인공들도 있다. 그러나 이 영화에서 네이비씰 대원으로 나오는 주인공들은 연기자로 보이지 않을 정도로 역활을 잘 표현 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영화를 보고 연기자들이 누군가 찾아 보니 현역 네이비씰 대원이라고 한다. 역활을 잘 표현했다는 이야기가 참 무색해진다. 배우들의 현실감 넘치는 연기와 함께 보여주는 무기와 장비, 전술 등은 마치 군사 다큐를 보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영화적인 재미는 그저 그런 것 같고 그런 다큐 같은 느낌 때문에 좋고 싫음이 갈릴 듯 하다. 영화가 끝나고 나가는데 사람들의 표정이 밝지는 않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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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 인 어 데이
감독 케빈 맥도널드 (2011 / 미국,영국)
출연 신디 바에르,매튜 어빙,모이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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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유튜브에서 상영(?)중인 Life In A Day를 보았다. 전세계 192개 나라의 지원자들로 부터 2010년 7월 24일 하루동안 촬영한 동영상을 받아 편집해서 만든 특이한 영화다. 새벽부터 시작해 흘러가는 하루의 시간에 맞추어 지구촌 곳곳에서 그날 하루에 있었던 개인들의 짤막한 일상들을 과감 없이 보여준다.

똑 같은 시대에 지구라는 행성에서 같이 살고 있지만 삶의 방식과 환경은 어느 곳은 1970, 1980년대, 어느 곳은 중세, 또 다른 곳은 한참을 오래된 선사시대를 연상케 하는, 같은 시대이지만 저마다 서로 다른 시대를 살고 있는 것 같다. 문화, 인종, 삶의 방식등은 다르지만 한 인간으로서 생존을 위해 고단한 삶을 보내고 매 순간마다 희노애락을 느끼며 동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면서 잔잔한 감동을 느낀다. 흘러 나오는 음악과 노래도 좋고... 이런 작품을 공짜로 방에 누워 편안히 볼 수 있다니 이 역시 감사하며 살아야 겠다. 보고 싶은 것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 가는데 주어진 시간만은 그대로인 것은 조금 안타깝긴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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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가
감독 빔 벤더스 (1985 / 독일,미국)
출연 류 치슈,베르너 헤어조크,아츠타 유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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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영화를 많이 보는 것은 아니지만 가장 좋아하는 일본 감독은 오즈 야스지로다. 하지만 그의 영화중에 본 것은 동경이야기, 꽁치의 맛, 가을 햇살 세편 밖에는 없다. 그리고 또 좋아하는 감독중 한명인 빔 벤더스. 좋아하는 감독이 자신이 좋아하고 존경하는 감독에 관한 이야기를 만들었는데 그 감독 역시 나도 좋아하니 당연히 재미있게 볼 수 밖에 없다. 1983년 오즈 야스지로 사망한지 20년이 지나서야 빔 벤더스는 그의 영화속의 동경을 방문하여 빔 벤더스의 눈으로 본 동경의 풍속과 풍경들을 카메라에 담는다. 벚꽃이 흐드러진 공원, 빠찡코, 골프 연습장, 음식모형을 제조하는 공장 등...

가장 인상 깊었던 모습은 하라주쿠와 같은 거리에서 젊은이들이 삼삼오오 모여 카세트 테이프를 틀고 춤을 추고 있는 장면이다. 그 시절 즈음에 한국에서 간혹 신문, 잡지와 TV등에서 보았던 모습이 생각났다. 잘 어울리지 않는 넘겨 빗은 올백머리에 가죽 점퍼와 청바지는 마치 그리스의 존 트라볼타의 패션을 그대로 흉내낸 모습으로 보인다. 점퍼 뒤에는 뉴욕, 록큰롤등 영어가 적혀 있고 서양 팝송을 들으며 춤을 추고 있는 모습들. 현재 침체된 일본경제 아래에서 50대를 보내고 있을 이들은 과거 고도의 일본경제 아래에서 보냈던 추억이 더욱 화려했던 청춘으로 기억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오즈 야스지로에 대한 경외심으로 동경을 찾은 만큼 그와 함께 작업 했던 배우 류 치슈와 카메라 감독 아쓰다 유하루를 만나 인터뷰를 한다. 그들은 오즈 야스지로에 대해 무한한 존경을 나타내며 그와 함께 작업했던 시절을 그리워하며 감사하고 있었다. 훌륭한 감독이었을 뿐만 아니라 좋은 리더였던 것 같다.

화려하고 세련된 영상과 숨가쁘게 긴장감으로 몰아 부치는 자극적인 요즘 영화들도 재미있긴 하지만... 정적인 잔잔함으로 주변의 이야기들을 그려내는 오즈 야스지로의 영화들이 보고 싶어진다. 불꺼진 방에서 그의 영화와 함께 소주 한병을 놓고 천천히 마셔가며 느긋함과 따스함을 느껴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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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죄와의 전쟁 : 나쁜놈들 전성시대
감독 윤종빈 (2011 / 한국)
출연 최민식,하정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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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영화에서 자주 나오는 조폭 이야기를 소재로한 식상한 내용에 IPTV로 올라오면 볼까 했지만 어제 극장을 찾게 되었다. 재미있는 영화라는 세간의 평가와 최민식의 연기를 볼 수 있다는 유혹을 견디기는 힘들었다. 최근에는 "밀레니엄, 여자를 증오한 남자" 와 "팅커 테일러 솔저 스파이"를 보았다. 둘다 독특한 분위기의 영화이긴 하지만 살인사건과 스파이를 다룬 이 역시 진부하다면 진부할 수 있는 소재. 그래 보러 가는 거야.

주연, 조연들의 연기도 모두 좋지만 "조폭, 검사, 비리, 청탁, 배신, 연줄" 역시나 영화를 통해서나 아니면 한국 사회를 통해서 너무나 익숙한 내용과 장면들로 충격이나 감흥이 없는 것은 어쩔 수가 없다. 하지만 극중 나약하며 비열한 기회주의자인 최익현으로 분한 최민식의 연기는 그로 인해 이 영화가 살아났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자연스러웠고 그 인물 자체였다. 한번 더 봐야할 것 같은 생각은 드는데 극장을 다시가기는 그렇고 IPTV로 올라오면 찬찬히 다시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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헷갈림방지사전:CollegeorUniversity?
카테고리 인문 > 인문학일반
지은이 마크 타일러 노블먼 (보누스, 2009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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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일어나 화장실에 가면서 간단히 읽을거리를 찾을려고 아이의 방에서 잡히는 대로 들고 나왔는데 이 책이었다. 화장실을 나오고 나서도 재미도 있고 쉽게 술술 읽어 갈 수 있어 계속 들고 끝까지 읽었다. 앞의 도서관 스티커를 보니 아이가 빌려 온 것 같은데 맨날 무슨 비밀, 그림자 정부, 음모론과 같은 류들을 빌리더니 이 책은 그나마 나도 볼만 한 것 같다. 

내용은 "Werewolf & Wolf Man", "Homicide, Murder, Manslaughter", "Hawk & Falcon", "Geek & Nerd"와 같이 다양한 분야에서 비슷한 뜻을 가진 단어들의 차이와 유래를 설명한다. 중간중간 토막상식처럼 짤막한 이야기들도 재미있다. 원저자가 미국인이기 때문에 제목의 "헷갈림"이란 것은 영어와 서양인의 관점이고 약간은 영단어 공부하는 느낌은 들긴하지만 내용도 무겁지 않아 쉽게 읽히고 흥미도 있다. 요즘은 내가 고르는 책보다 아이의 방에 있는 "청소년을 위한~" 이런 제목이 붙은 책들이 내 수준에 맞고 더 재미있는 것 같다. 어쨋든 덕분에 한가한 휴일에 커피와 함께 한나절을 잘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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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리본능불요리그리고진화
카테고리 인문 > 인문학일반
지은이 리처드 랭엄 (사이언스북스, 2011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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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이책에서 인간이 불에 익힌 고기를 먹기 시작한 것이 진화를 가속시켜 현재 인류에 이르는데 가장 중요한 역활을 했다고 이야기 한다. 불로 가열함으로써 음식이 소화되기 쉽도록 변질되어 보다 많은 열량과 영양을 섭취할 수 있게되고, 이로인해 많은 에너지가 필요한 뇌가 더욱 커질 수 있게 되었다고 주장한다. 또한 화식은 이런 인간의 신체적인 변화와 함께 초기인류의 남녀의 역활과 관계, 사회구성, 문화등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며 현재의 인간과 문화를 만들었다고 한다. 

책에서 이야기하는 것만큼 화식이 그렇게 인간에게 절대적인 영향을 주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불과 음식이 절대적이라는 것은 확실한 것 같다. 그 두가지를 사용하는 화식도 많은 영향을 주었을 것으로 생각이 된다. 내용도 쉽고 재미있어 읽기 시작하면 책장이 살랑살랑 넘어간다. 난 회, 해산물등의 날것을 좋아하는데 그렇지 않고 구운 고기를 좋아했으면 몸으로도 공감할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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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의탄생문자라는기적
카테고리 인문 > 언어학
지은이 노마 히데키 (돌베개, 2011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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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새로운 프로그램 언어가 나오면 실행할 수 있는 환경과 함께 간단한 소개와 사용법, 예제들을 제공하며 소개된다. 프로그램 언어는 아니지만 한국사람은 누구나 알다싶이 15세기 조선에선 문자가 이런 방식으로 나온적이 있다. 책에서는 주로 정음 또는 우리에게 익숙한 한글이라고 불리는 문자외에 이렇게 출시(?)된 문자가 있는지는 모르겠다.

작가는 '훈민정음은 유라시아 극점에 나타난 에크리튀르(문자)의 기적'이라고 한다. 이런 극찬은 약간 낯 뜨거울 수는 있겠지만 그 대상이 한글이라면 그렇지 않다. 한글의 구성원리와 역사, 영향등을 일본의 그것과 비교 해가면서 설명하는 부분은 색다르고 재미있다.

당시의 세종과 집현전은 우리의 역사에서 최고의 리더와 R&D 센터가 아니었는가 싶다. 만약 그때 그런 결정을 하지 안았다면 말은 있지만 글은 여전히 한자나 아니면 다른 문자에 의존해야 했을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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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체재활용당신이몰랐던사체실험리포트
카테고리 과학 > 교양과학
지은이 메리 로치 (세계사, 2010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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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처럼 시체에 관한 이야기이며 시체를 해부학 실습용, 부패 연구용, 충격 실험용, 식용, 약재, 거름등으로 사용하는 것에 관한 내용이다. 그와 함께 죽음과 시체에 관련된 역사속의 사건들도 적나라하게 이야기 한다. 언뜻보면 엽기적인 내용들 같지만 흥미만을 자극하는 것이 아닌 시체를 살아 있는 사람들을 위해 효과적으로 사용하는 방안들을 제시한다.

경건하게 보아야 할 사람의 시체를 이렇게 아무 의미없는 한낱 사물로 취급하는 것에 대해 받아들이기 불편한 부분도 있다. 하지만 막연하게 생각하고 있었던 사후에 의식이 없어진 나의 몸, 즉 내 시체에 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준다. 이젠 자신에게 아무 필요 없는 것을 그것이 절실하게 필요한 사람에게 주는 장기기증이 가장 보람되게 사용되는 것 같다. 하지만 저자도 책의 마지막 부분에서 이야기 하듯이 본인이 결정은 할 수 있겠지만 이미 죽은 후의 일이고 시체가 당할 일을 감당하는 것은 사랑하는 가족일 것이다.

그외 장례문화도 많이 간소화 되어야 할 것 같다. 마치 계약과 거래와 같은 주고 받기식의 부조문화와 심적으로 사랑하는 가족을 보낸 힘든 고통을 겪고도 초쵀한 얼굴로 몇일을 문상객들을 맞는 상주들을 보면 안타까운 마음이 들기도 한다. 한 사람의 죽음을 효용과 경제성, 실용성으로 놓고만 볼 수 없는 부분도 있을 것 같다. 하지만 관습이 생겨난 과거와는 너무나도 달라진 현재에는 어느정도 변화가 있어야 하지않을까 하는 생각은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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