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OG ARTICLE 사는 이야기 | 303 ARTICLE FOUND

  1. 2010.11.07 하루 종일...
  2. 2010.11.04 평일 약식 등산
  3. 2010.11.01 고기 먹으러 가는 길
  4. 2010.10.24 3회 386 낚시 정모
  5. 2010.10.09 날씨는 정말 죽이는데...
  6. 2010.09.27 북한산 둘레길 1, 2 구간
  7. 2010.09.26 오랫만에 농구
  8. 2010.09.13 해결사
  9. 2010.09.12 토요일, 여기저기...
  10. 2010.09.08 바쁜 날들을 하루 앞두고...

전날 모임 벙개를 끝내고 안성으로 와서 동생이랑 한잔 하고 다음날 아침 일찍 장광 낚시터를 찾았다. 안개가 자욱한데 좀처럼 사라질 것 같지는 않아 보인다.

낚시대를 펴놓고 식당으로 가 아침으로 간단히 라면을 먹었다. 김치가 아주 맛있는 것이 식사도 맛있을 것 같은 기대가 들었다. 난 조황 보다는 식사가 중요하다. 해장이란 명목으로 소주도 한잔 하고...

캔맥주를 홀짝홀짝 마시면서 경치 감상이나 해본다. 혼자 조용히 생각하면서 한잔하기에 딱 좋은 분위기. 이래서 간혹 낚시터를 찾는다.

내가 약속이 있어 조금만 하다 가야되기 때문에 동생도 어느정도 손 맛 보는 것은 포기한 상태.

소주 한잔 더 하기위해 10시 반에 점심 핑계를 대고 또 한잔 한다. 역시 이집은 음식이 깔끔하고 맛있다.

다시 자리에 앉았지만 애꿎은 맥주만 계속 축내고 있는 상태.

낚시터를 나서기전 잘 놀아 주었던 견공에게 인사를 한다. 마치 가지 말라고 붙잡는 듯하다. 제수씨가 데리러 와주어서 편하게 나왔다.

안성을 떠나기전 동생네 식구들과 중국집을 가서 점심을 핑계로 또 소주를 마신다.

서울에 올라와 부리나케 장모님 생신으로 저녁을 먹는 곳으로 갔다. 고기 맛은 못보고 육회만 계속 집어 먹었다. 아들녀석과 둘이서 세그릇을 먹은... 처가집으로 자리를 옮겨 동서들과  처남과 함께 맥주를 마셨다. 1차, 2차, 3차, 4차, 5차, 6차... 도대체 오늘은 몇번의 술자리를 가진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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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면동에 있는 거래처에서 일을 보고 남부터미널 근처에 있는 후배와 점심을 같이 먹기로 했다. 30분이면 넘어 갈 수 있는 작은 산이라 시간도 맞을 것 같고 해서 우면산을 넘어 가기로 했다.

내려와서 근처의 두부 전문집으로 유명하다는 백년옥을 갔다. 후배는 콩비지를 나는 자연식 순두부를 시켜 먹었는데 가격이 8,000원으로 만만치 않았다. 남한산성 아래에 있는 인심좋고 저렴한 오복 순두부집이 생각이 났다. 조만간 한번 가봐야 겠다. 평일인데 동산이지만 산도 오르고 내려와서는 손두부도 얻어 먹고 등산 비슷한 것을 했으니 오늘은 짭짤하게 보내고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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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 집사람은 친정으로 놀러 가고 날씨도 좋고 해서 편의점에서 삼각김밥만 두개 사들고 대모산을 찾았다. 산길로 이어진 헌인릉 철책을 보면서 대모산만 올랐다 그냥 가기는 좀 섭섭하고 해서 헌인릉으로 가보기로 했다.

대모산에서 헌인릉으로 내려 가는 길. 인기가 없는 길인지 다들 단풍구경하러 간 것인지 내려 가는 동안 사람들을 볼 수가 없다. 호젓하니 좋기는 하였다.

내려가서 20여분쯤 걸으니 헌인릉이 나왔다. 표를 끊고 들어 가는데 입구에 있던 의경 청년들이 행사중이라 사진을 찍어 주겠다고 부른다. 모처럼 둘이 한장 찍고 주위를 둘러 보았다. 일본에서 온 단체 관광객들을 제외하면 사람들은 많지 않았다.  

나가면서 아까 찍은 사진을 받았는데 낙엽 코팅한 것까지 덤으로 얻어 왔다. 생각지도 않았던 선물을 기분 좋게 챙겨들고 나왔다. 가다가 아까 오면서 봐두었던 매점에서 캔맥주와 음료수를 마시며 잠깐 쉰 후에 다시 길을 나섰다.

이왕 여기까지 온 것... 인능산을 넘어 청계산 아래의 옛골로 가서 고기나 먹고 가기로 했다. 인능산을 향해 가는데 아이의 등산화가 밑창이 떨어져 나갔다. 할아버지 한테 물려 받아 한 2년 잘 신고 다녔는데 이젠 운명을 다한 것 같다. 대충 걸을 수 있게 응급처치만 해놓고 다시 출발하였다.

가족들의 의견은 내 치수로 재준이에게 등산화를 사준 후에 발이 더 크면 나보러 물려 받아 신으라고 한다. 장남이라 물려 받은 기억이 별로 없는데 이젠 아들녀석 것을 물려 받아야 되니 좋은 일인지 나쁜 일인지...

인능산 정상. 볼거리가 있을리 없다.

옛골로 내려와서 청계산장을 찾았다. 아이와는 옛골에서는 늘 할머니 막걸리집에서 도토리묵이나 두부를 먹었는데 크게(?) 선심 한번 썼다. 등심 500g 시켜서 둘이서 먹고 된장찌개에 공기밥 하나씩 배불리 잘 먹고 집으로 돌아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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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번 주 토요일은 대동지로 좌대 낚시를 갔다. 갑작스레 동생까지 합류를 해서 참석한 열명 중에 나와 재준이, 동생까지 우리 가족만 셋이 참여하게 되었다. 좌대에 도착해선 미리 와서 낚시를 시작하고 계신 분들께 핸드드립 커피 한잔씩 돌리고 나도 잠시 낚시대를 잡았다.

좌대에서 열명이서 낚시를 할려니 복잡복잡 하다. 낚시꾼들이야 물속에서 일어나는 일들에 관심이 있겠지만 낚시를 즐기지 않는 나는 물 밖의 경치만 보다가 가끔 예의상 찌를 한번씩 봐주었다. 떡밥이야 손이 심심해질만 하면 갈아 주는 것이고...

몸이 근질근질 해진 나와는 달리 차분히 앉아서 찌를 잘 지켜본다. 애들이 지겨워 하고 어른이 낚시에 열중해야 되는데 우리 부자는 그 반대인 것 같다. 낚시에 빠진다면 굳이 말릴 생각도 없지만 가끔 한번씩 바람 쇠러 가는 정도로 좋아 했으면 하는 생각이 든다.

조금 지나 저녁시간이 되어 다 함께 방으로 들어 가 식사를 했다. 제이리 형님이 사오신 꼼장어와 문어를 주메뉴로 내가 가지고 온 몇가지 밑반찬까지 해서 아주 맛있게 먹었다. 나중에 문어를 데친 물에 라면을 끓여 먹었는데 개운하니 맛도 일품이었다. 여기서 스트롱 형이 가지고 오신 고량주를 꺼냈다. 양주, 고량주... 이런 독주들은 알콜 중독자들의 참고 있던 인내심에 불을 붙이는 겪이다. 고량주가 점화선이 되어 마지막까지 마린님과 늦게까지 소주를 마시다 산화했다.

많이 마시고 잔데다 차가운 공기로 코까지 막혀 버려 밤새 경운기 꽤나 몰았다고 한다. 낚시터에선 좀 자제 했었어야 하는데 죄송하고 아쉬웠다. 하지만 철수하려 하는데 소주가 몇병 남아 있었다. 이건 눈 뜨고 못 지나칠 일... 동생과 마린님, 제이리 형님을 해장이란 구실로 꼬셔서 남은 술을 다 마시고 나왔다.

나와서 보니 밤새 열심히 낚시를 하신 분들은 손맛을 꽤나 보신 듯 하다. 열명이란 시끄러운 환경에서 드르렁 코고는 소리까지 요란했는데 실력들이 좋은신 것인지 고기들이 무던한 것인지 모르겠다. 재준이는 회비를 면제 받고 5만원을 냈는데 회비가 남아 각자 3만원을 돌려 받았다. 다들 준비를 많이 해주셔서 굉장히 저렴하게 잘 놀다 온 것 같았다. 난 놀기만 해서 문제지만.

좌대를 타고 나와 헤어지기 전에 한컷. 기사로 온 제수씨가 찍어 주고 조카딸들도 같이 찍었다. 밤새 낚시로 초췌해져 나가야 되는데 술로 얼굴이 불어서 나가다니... 나와선 안성으로 가서 점심을 먹고 서울로 올라왔다.

함께 모여서 반가운 얼굴들을 보고 한잔한 것은 좋은데 다들 아쉬운 부분이 있으셨던지 요번주도 네분이 두팀으로 저곳을 다시 찾았다. 나도 조만간 동생과 함께 조용히 한번 가서 밤하늘에 쏟아지는 별들도 보고 아침에 물안개도 볼 수 있는 여유를 느껴볼려고 한다. 그때는 소주는 빼고 캔맥주 몇개만 들고 가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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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창한 날씨의 토요일이지만 사무실에서 컴퓨터를 잡고 씨름을 하고 있다. 게다가 윈도우즈 환경이라 더욱더 일할 맛이 안난다. 모임의 형님 두분은 이 좋은 날에 낚시를 가셨고 트위터와 게시판에 올라오는 풍경 사진들을 보니 사람을 환장하게 한다. 갤럭시S 사진 잘 나오네. 이 경치를 모니터가 아닌 실제로 볼 수 있었으면 얼마나 좋을까? 보아하니 아직도 손맛을 못 보신 것 같은데 그나마 다행이다. 다음 주말에는 나도 가기로 했는데 혹시나 못가는 불상사가 안생기도록 눈 딱감고 일이나 열심히 해야겠다.

비록 이 좋은 날씨에 어두컴컴한 사무실에 혼자 있지만 조수미의 CD와 커피가 있으니 그나마 위로가 된다. 나이 때문인지 언제인가부터 평생 나랑 인연이 없을 줄 알았던 클래식이 조금씩 좋아지고 있다. 예전에는 노래나 라디오를 틀어 놓고도 일 하는데 지장이 없었는데 요즘은 신경이 거슬려 음악을 틀어 놓고는 일을 하지 못한다.

하지만 클래식 음악들은 집중하는데 전혀 방해가 되지 않고 오히려 도움이 되는 듯 하다. 그래서 요즘은 무슨 곡인지는 모르지만 사무실에 오면 반나절은 틀어 놓고 있는 것 같다. 이젠 궁상 그만 떨고 나머지 일들은 내일로 미루고 사무실을 나서야 겠다. 한동안 괴롭히던 감기도 이젠 잠잠해 졌으니 저녁 먹고는 간단히 산책이나 나가 봐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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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번주 토요일에는 그동안 가볼려고 마음을 먹고 있었던 북한산 둘레길을 갔다 왔다. 9월 초부터 갈려고 했었는데 날씨와 여건이 맞지 않아 몇번을 미루다 연휴의 끝을 앞두고 겨우 갈 수 있었다.

산책길 같은 쉬운 코스라 무릎이 좋지 않은 집사람도 모처럼 함께 갔다. 간혹 계단이나 경사진 곳이 나오기는 하지만 어린 아이나 나이드신 분들에게도 무리가 없고 전체적으로 오솔길이나 시골길을 걸어 가는 느낌이 들었다. 등산이라기 보다는 산책에 가까운 길이라서 그런지 가족이나 연인 끼리 오는 사람들도 많았다.

일단은 '소나무숲길 구간'이란 이름의 제 1구간 부터 시작을 하기 위해 우이령으로 갔다. 토요일이라 그런지 사람들이 많았다. 더 유명해질 수록 휴일에는 기차놀이 같이 일렬로 걸어가게 될 것 같기도 하다. 수시로 산을 벗어나기 때문에 담배를 못 펴 산을 안간다는 골초분들에게도 좋은 코스일 것 같다. 제 1 코스 끝에는 '솔밭근린공원'이 있다. 여기도 넓은 공터가 있고 구간 중간중간 간단한 체육시설이 있어 배드민턴 채를 준비해 가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다.

2구간인 '순례길구간'은 이름 그대로 독립운동가들의 묘지와 '419 민주묘지'를 한눈에 내려다 볼 수 있는 전망대등이 있다. 2구간 끝에서 집사람이 힘들다고 해서 아쉬움을 뒤로 하고 내려왔다. 운동삼아 한번에 끝낼 것이 아니라면 3번 정도로 구간을 나누어 둘러 보는 정도가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집사람과 계속 같이 가게된다면 예닐곱번쯤 가야 개방된 전체 구간을 다 둘러 볼 수 있을 것 같다. 집에서 가는 길이 멀어 기회있을 때 한두번만에 다 둘러 봤으면 하는 마음도 있지만 뭐 길이 어디로 가는 것도 아니니...

북한산 둘레길 사이트에서 지도와 각 구간의 상세설명을 볼 수 있고 탐방안내센터에 가면 안내책자를 1,000원에 구입할 수 있다. 초행길이라 구입을 하긴 했지만 둘레길에는 워낙 지도와 이정표가 많고 쉽게 도심으로 들어 갈 수 있으니 별 준비없이 가도 무리가 없을 것 같기는 하다. 

내려와선 버스와 지하철을 몇번 갈아 타고 교대역 근처의 곱창집으로 갔다. 서비스로 나오는 간이 안나와서 물어보니 다 떨어졌다고 한다. 고춧가루 묻어있는 재활용 천엽도 내오지 않는 것이 차라리 더 나았을 것 같다. 곱창도 태우고 연휴중이라 종업원들만 있는 것인지 영 신통치가 않다.

하지만 마지막에 볶음밥은 정말 맛있었다. 배불러서 안먹는 다고 하던 집사람과 아이가 내가 전화 받는 동안 거의 다 먹어버려 맛만 봤다는게 아쉽긴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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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에 처가에 갔다가 다음날 아침부터 소주, 맥주, 양주로 이어지고, 이 속도로 계속 마시다가는 술병이 날 것 같아 술도 깰 겸 중랑천을 찾았다. 동서와 함께 재준이와 조카를 데리고 가면서 심심할 것 같아 스포츠 용품점에서 농구공을 하나 사서 갔다.

농구장에서 공을 던지고 있는데 대학생으로 보이는 청년이 와서 같이 게임을 하자고 한다. 늙어서 체력도 안되고 지금 술도 안깨어 있는 상태라고 고사를 하고 있는데 같이 간 동서가 냅다 그러자고 한다. 고등학교 때는 농구를 조금씩 했지만 그 뒤로는 거의 해 본적이 없는데다 술에 취해 내 몸 하나 건사하기 힘든데 무슨 농구를? 아무튼 내 의지와는 다르게 게임을 했고 3:3 반코트로 15골을 먼저 넣으면 끝내기로 했다. 후반으로 가자 머리의 혈압이 올라가는 기분이 들었고 내리쬐는 햇볕과 함께 술이 확 올라 얼굴이 벌개지는 것을 느꼈다. 앞으로 과음 후 격한 운동은 절대 사절.

다음날에는 재준이와 함께 배드민턴을 치기위해 대치 유수지 체육공원으로 갔다. 전날 산 농구공도 가져갔다. 한켠에서 아들녀석과 공을 던지며 놀고 있는데 고등학생으로 보이는 청년 한명이 우리쪽으로 걸어 온다. 술은 안취했지만 오늘은 절대로 젊은 애들과 농구하면서 몸 축내지 말아야지 하고 생각을 했다.

청년이 "같이 3:3 농구 하실래요?" 하고 물어 보길래 늙어서 체력도 없고 아이가 같이 하기에는 너무 어려서 힘들 것 같다고 했다.

"몇살인데요?"
"열세살"
"괜찮아요. 저도 열네살이에요"

키가 175cm 정도 되고 얼굴도 삭아(?) 고등학생쯤으로 생각했는데 중학교 1학년이라니. 어쨋든 또 엮여서 초등학생 아들녀석, 중/고/대학생과 40대 중년인 나까지 다양한 연령대가 모여 농구를 했다. 역시 애들이라 그런가? 또 쉬는 시간이 없다. 그래서 또 막판에는 숨 넘어 가는 줄 알았다. 앞으로는 절대로 농구장에 얼쩡거리지 말아야 겠다.

고등학교때는 즐겨 했지만 농구를 안한지 20년이 훨씬 넘은 것 같은데 다시 해봐도 역시 농구는 나같은 숏다리에게는 어울리지 않는 종목이다. 땅바닥에서 공과 함께 굴러 다닐 수 있는 축구가 낫다. 그러고 보니 남의 동네 조기축구회에 가입해서 몇번 차 본 뒤로 안해본지 10년이 되어 가는 것 같다. 파란 하늘 뜨겁게 내리쬐던 태양 아래서 공을 차며 심장이 터질듯이 뛰어 다니던 어린시절과 그 친구들이 그리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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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래 관람등급이 19세 이상인 '아저씨'와 '악마를 보았다'는 재준이는 나이가 안되어 집사람과 둘이만 보았다. 다음 영화는 셋이 같이 보기 위해 재준이에게 보고 싶은 영화 있냐고 물어 보니 '해결사'라고 한다. 등급이 15세라 안되잖아 했더니 부모 동반하면 된다고... 

해결사
감독 권혁재 (2010 / 한국)
출연 설경구,이정진,오달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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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는 짐작했던 대로 킬링타임 영화다. 강철중이 형사를 그만둔 후의 내용을 그린 공공의 적3로 나왔어도 자연스럽게 스토리와 캐릭터가 이어질 수 있었을 것 같다. 스토리는 뻔하긴 하지만 설경구와 감칠 맛 나는 조연들의 연기로 재미있게 볼 수 있었다. 영화를 보고 나서 갑자기 설경구가 출연하고 '아저씨'의 이정범 감독이 만든 '열혈남아'가 생각이 나서 DVD로 빌려 보았다. DVD 가게 아주머니가 홍콩영화인지 물어봐서 아니라고 하니 그런 영화는 없다고 한다. 한번 검색해 보세요 했더니 '어, 있네요'. 이렇게 묻힐 만한 영화는 아니라고 생각하는데 내 개인적인 취향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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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아침에 일어나니
재준이가 외출준비를 하고 있다. 어디가냐고 물어보니 엄마랑 같이 결혼식장에 간다고 한다. 예식장이 인천에 있어 왔다 갔다 심심하니 맛있는 점심을 준다고 아이를 꼬셔서 데리고 갈려고 한다. 예식장 뷔페는 별로라고 재준이를 설득하여 같이 수영장을 가기로 했다. 아이가 하나니 각자 따로 볼일이 있을 때는 아이 쟁탈전이 치열하다.

재준이의 교정기 때문에 신사동에 있는 치과에 들렀다가 그 앞의 김밥천국에서 떡볶이와 김밥으로 점심을 해결했다. 신사역에서 지하철을 타고 양재역에 내려 언남문화체육센터로 갔다. 1시간 반정도 수영을 하고 나오니 비가 오락가락 한다. 점심을 간단히 먹고 움직였더니 배가 고파 근처 편의점에서 나는 맥주로 재준이는 컵라면으로 일단 요기를 했다. 나와 보니 세차게 내리던 비가 좀 가늘어져 양재천을 따라 걷기로 했다.

비로 인해 물이 많이 불어 있었다. 물살도 세고 건너 가는 다리들 대부분이 물에 잠겨 있었다. 비가 오는데도 산보를 나온 사람들이 제법 많이 보였다. 걷다보니 갑자기 평소에는 기피 음식이던 삼겹살이 간절하게 생각이 났다. 요근래 몸은 많이 움직이는데 먹는게 부실해서 그런 것인지 평소에 먹지도 않던 음식이 왜 갑자기 땡기는 것일까? 아무튼 몸은 삼겹살을 달라고 성화다.

집 근처로 와서 커피와 음료수 한잔을 하고 조금 쉰 후에 가족들과 합류해 저녁을 먹으러 음식점으로 갔다. 혼자서 2인분 정도를 먹은 것 같은데 태어나서 삽겹살을 가장 많이 먹은 것 같다. 회나 술을 2인분 이상을 먹거나 배고플 때 밥은 두공기를 먹어 본 적은 많지만 고기를 이렇게 먹어 본 것은 나로서는 굉장히 드문 경우다. 지금 사진을 보니 다시 느끼해지는 것이 한동안은 다시 이렇게 먹을 일은 없을 것 같다.

소주를 마시고 있는데 식당 사장님이 막걸리를 주셔서 그것까지 마셨더니 적당히 취기가 오른다. 술도 좀 깰 겸 오랫만에 노래방을 갔다.

아이와 최신 히트곡과 70,80 히트곡을 사이좋게 번갈아 부른 후에 나왔다. 오늘 같은 날은 내가 재준이의 친구가 되어 준 것인지 재준이가 내 친구가 되어 준건지 잘 모르겠다. 이제 내년이면 중학교에 들어 가고 슬슬 친구들과 보내는 시간이 많아질 것이다. 그러면 나도 내 친구들 한테 다시 충실해 질 수 있겠다.
어제 처음 시운전을 해본 새로 산 신발. 등산화는 좀 과한 상황에서 신을려고 샀는데 발도 편하고 방수도 되고 잘 산 것 같다. 차처럼 몇 만키로는 못하겠지만 몇 백키로는 함께 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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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는 저녁 약속이 있어 교대 근처로 갔다. 약속시간 보다 한시간 반정도 일찍 도착해서 사진중독님 사무실로 소문난(?) 커피를 마시러 갔다. 

커피를 마시러 갔는데 맥주로 시작. 조금 있다 훈이아빠님까지 오셔서 셋이서 술잔치를 벌였다. 술을 좀 드시더니 그제서야 커피를 뽑기 시작한다. 원두 갈고 또 다시 커피머신에서 뽑고 반자동이라 그런지 손이 많이 간다. 진짜 커피 애호가 아니면 커피 한잔 마시기에는 못할 짓 같다. 들인만큼 나온다고 역시 진하고 풍미 가득한 에스프레소가 한잔 나왔다.

요즘은 개발 보다는 작품활동에 여념이 없으시던데... 사람 얼굴 같은데 뭔지 모를 작업중인 그림이 작업실의 한구석을 차지하고 있다. 

맥주를 부어라 마셔라 하다가 약속시간이 되어 나갔다. 근처의 양꼬치집을 갔는데 이미 맥주로 좀 취하고 배가 불러서 무슨 맛인지도 모르겠고 몇 점 먹지도 않은 것 같다. 나와서 2차로 맥주집을 찾아 몇 병 더 마신뒤 헤어졌다. 집으로 돌아 와서는 맥주 두캔을 더 마시고 잤으니 중독님 사무실, 양꼬치집,  맥주집, 집까지 맥주로만 4차를 했다.

이제 좋은 시절은 다 간듯하다. 한동안은 일에 치여 지낼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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