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죄와의 전쟁 : 나쁜놈들 전성시대
감독 윤종빈 (2011 / 한국)
출연 최민식,하정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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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영화에서 자주 나오는 조폭 이야기를 소재로한 식상한 내용에 IPTV로 올라오면 볼까 했지만 어제 극장을 찾게 되었다. 재미있는 영화라는 세간의 평가와 최민식의 연기를 볼 수 있다는 유혹을 견디기는 힘들었다. 최근에는 "밀레니엄, 여자를 증오한 남자" 와 "팅커 테일러 솔저 스파이"를 보았다. 둘다 독특한 분위기의 영화이긴 하지만 살인사건과 스파이를 다룬 이 역시 진부하다면 진부할 수 있는 소재. 그래 보러 가는 거야.

주연, 조연들의 연기도 모두 좋지만 "조폭, 검사, 비리, 청탁, 배신, 연줄" 역시나 영화를 통해서나 아니면 한국 사회를 통해서 너무나 익숙한 내용과 장면들로 충격이나 감흥이 없는 것은 어쩔 수가 없다. 하지만 극중 나약하며 비열한 기회주의자인 최익현으로 분한 최민식의 연기는 그로 인해 이 영화가 살아났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자연스러웠고 그 인물 자체였다. 한번 더 봐야할 것 같은 생각은 드는데 극장을 다시가기는 그렇고 IPTV로 올라오면 찬찬히 다시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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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번주 금요일에는 모임이 있어 오랫만에 조금 거하게 마셨다. 요즘 술과 담배를 줄이기 위해 가능하면 술자리를 피해다니고 있지만 빠질 수가 없는 자리라 하루는 마음 놓고 마셔보기로 했다.

1차는 잠원역 근처의 중식당이 었는데 일행중에서 재떨이를 가져다 달라고 하니 종업원이 여성 손님들이 많으니 나중에 피워달라고 이야기를 한다. 재떨이도 구비해 놓지 말고 그냥 금연으로 못을 박는 것이 좋을 것 같다. 나도 엄청난 골초이긴 하지만 요즘은 금연이 아닌 술집에 가도 다 같이 뻑뻑 피워되는 과거 선술집 같은 분위기가 아니면 그냥 나가서 피고 들어 온다. 그렇게 하는 것이 담배도 덜 피고 눈치도 볼 필요 없으니 서로가 좋은 것 같다. 오늘 뉴스를 보니 앞으로 강남대로에서는 금연이라고 한다. 큰 길에서 몇 미터 까지 들어 가서는 필 수가 있는 것인지? 어정쩡하게 하지말고 다 금연 시키고 흡연장소를 따로 만들어 놓던지 아니면 그냥 담배를 안 팔았으면 좋겠다. 하루에 두갑 넘게 피우다가 요즘 한갑 이하로 줄였긴 하지만 이젠 빨리 끊는 길만이 인간답게 사는 길인 것 같다.

2차는 요즘은 보기 드문 옛날 분위기가 물씬 나는 근처의 실내 포장마차로 갔다. 이제 스무살이 넘은 성인이된 아이들을 둔 형님들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앞으로 신체와 정신적으로 변화할 내 아이는 스무살때 어떤 모습일까 궁금해진다. 어떤 모습이든 인과응보이니 받아들일 수 있을 것 같다.

그나저나 형님 두분과 동갑인 녀석과 같이 마셨는데 1차에서 나가는데 동갑인 녀석이 미리 계산을 했다고 한다. '뭐지? 이녀석...' 그래 그동안 잘 얻어 먹었으니 오늘은 동생들이 사는 날이다 생각하고 2차는 내가 계산하기로 생각했다. 2차를 끝내고 그녀석과 같은 방향이라 택시를 타고 가는데 중간에 내리면서 만원짜리 하나를 홀라당 던지면서 내린다. 저인간이 술이 취해 누구랑 같이 탔는데 모르는건가 아니면 그 녀석 방식의 매너인가. 줍고 나니 고맙긴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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헷갈림방지사전:CollegeorUniversity?
카테고리 인문 > 인문학일반
지은이 마크 타일러 노블먼 (보누스, 2009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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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일어나 화장실에 가면서 간단히 읽을거리를 찾을려고 아이의 방에서 잡히는 대로 들고 나왔는데 이 책이었다. 화장실을 나오고 나서도 재미도 있고 쉽게 술술 읽어 갈 수 있어 계속 들고 끝까지 읽었다. 앞의 도서관 스티커를 보니 아이가 빌려 온 것 같은데 맨날 무슨 비밀, 그림자 정부, 음모론과 같은 류들을 빌리더니 이 책은 그나마 나도 볼만 한 것 같다. 

내용은 "Werewolf & Wolf Man", "Homicide, Murder, Manslaughter", "Hawk & Falcon", "Geek & Nerd"와 같이 다양한 분야에서 비슷한 뜻을 가진 단어들의 차이와 유래를 설명한다. 중간중간 토막상식처럼 짤막한 이야기들도 재미있다. 원저자가 미국인이기 때문에 제목의 "헷갈림"이란 것은 영어와 서양인의 관점이고 약간은 영단어 공부하는 느낌은 들긴하지만 내용도 무겁지 않아 쉽게 읽히고 흥미도 있다. 요즘은 내가 고르는 책보다 아이의 방에 있는 "청소년을 위한~" 이런 제목이 붙은 책들이 내 수준에 맞고 더 재미있는 것 같다. 어쨋든 덕분에 한가한 휴일에 커피와 함께 한나절을 잘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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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구정때 조카딸의 모습. 두 형제중 맏이로 살다 아들녀석 하나를 키우다 보니 딸 가진 아빠들이 심히 부럽지 않을 수 없다. 이제 중2가 되는 아들녀석은 갈수록 귀여움을 잃어가며 투박하게 변해가고 있다. 보통 같이 술을 마시다 집의 아이로 부터 전화가 오는 경우는 대부분 딸을 둔 아빠들이다. 언제 들어오냐, 오늘 무슨 일이 있었다, 뭐를 사와라 이런 전화를 하는 것은 대부분 딸들이다. 간혹 아들녀석에게 전화가 오는 경우가 있는데 내가 몇시까지 들어 오는지 확인하여 언제까지 게임이나 TV를 볼 수 있는지 알아 볼려는 전화다. 

그나마 한가지 위안이 되는 것은 나 정도로 무뚝뚝하거나 무심하지는 않다. 외아들이라 그런지 나름 좀 징그러운 애교도 있고 다감한 구석이 있는 것 같다. 삼시세끼외에 간식은 거의 먹지 않는데 한창때인 아들녀석이 야참을 먹을 때 조금씩 같이 먹다보니 가끔 야참을 먹기도 한다. 가장 만만한 것은 역시나 라면으로 기스면과 생우동을 번갈아 가면서 먹는데 내가 한번 지가 한번 역시 번갈아 가면서 끓인다. 그러다 얼마전 부터 아들녀석이 할 줄 아는 메뉴가 하나 더 늘었다.
그것은 떡볶이. 인터넷을 보면서 가끔 라면에다 이상한 짓을 하더니 결국에는 새로운 요리를 하나 습득한 것 같다. 헌데 이녀석이 한 떡볶이가 예상외로 꽤 입맛에 맞고 맛이있다. 비록 떡볶이지만 이것도 딸이나 있어야 자식에게 얻어 먹을줄 알았는데 애교 있는 목소리가 아닌 투박한 목소리로 '아빠, 먹자'라고 하지만 그것도 감사하다. 앞으로 조금만 더 발전해 안주까지 가능해 졌으면 하는 조금 과한듯한 바램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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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리본능불요리그리고진화
카테고리 인문 > 인문학일반
지은이 리처드 랭엄 (사이언스북스, 2011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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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이책에서 인간이 불에 익힌 고기를 먹기 시작한 것이 진화를 가속시켜 현재 인류에 이르는데 가장 중요한 역활을 했다고 이야기 한다. 불로 가열함으로써 음식이 소화되기 쉽도록 변질되어 보다 많은 열량과 영양을 섭취할 수 있게되고, 이로인해 많은 에너지가 필요한 뇌가 더욱 커질 수 있게 되었다고 주장한다. 또한 화식은 이런 인간의 신체적인 변화와 함께 초기인류의 남녀의 역활과 관계, 사회구성, 문화등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며 현재의 인간과 문화를 만들었다고 한다. 

책에서 이야기하는 것만큼 화식이 그렇게 인간에게 절대적인 영향을 주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불과 음식이 절대적이라는 것은 확실한 것 같다. 그 두가지를 사용하는 화식도 많은 영향을 주었을 것으로 생각이 된다. 내용도 쉽고 재미있어 읽기 시작하면 책장이 살랑살랑 넘어간다. 난 회, 해산물등의 날것을 좋아하는데 그렇지 않고 구운 고기를 좋아했으면 몸으로도 공감할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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