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많은 기대를 받고 있던 우리나라의 첫 우주발사체 나로호가 발사 7분을 앞두고 기술적인 문제로 중지되었다. 이로써 나로호의 발사는 다시 연기되었다.



우리나라에서 쏘아 올리지만 나로호에 관련된 중대한 결정은 핵심 기술과 경험을 가지고 있는 러시아가 독점하고 있다. 관련기사(나로호 주변은 ‘러시아 땅’ 접근금지)를 보면 우주로 쏘아 올리는 기술에 관해서는 100% 러시아에 의존하고 있고 기술이전은 없다고 한다. 러시아는 안가라 프로젝트의 재원과 경험도 얻고 꿩먹고 알먹는 듯한 분위기지만, 부정적으로 치우친 관점이기는 하지만 우리는 스페이스 클럽 가입국이라는 허울만 좋은 득이 있는 것 같다.

만약 실패할 경우에도 중요한 데이터와 경험들은 고스란히 러시아의 것이 된다. 게다가 실패할 경우에는 기술이전도 없이 러시아로부터 '10번째 스페이스 클럽 가입국'이란 제품을 산 것인데, '스페이스 클럽 가입 시도국'이란 제품을 받는다는 것이니 손해가 이만저만 아니다.

하지만 핵심 기술에는 접근할 수 없지만 그와 관련된 여러가지 기술들과 실제 경험을 가질 수 있는 긍정적인 면도 있다. 성공하면 어쨋든 스페이스 클럽에 가입을 할 수 있고, 많은 사람들에게도 큰 기쁨이 될 것이다. 시도 조차 안하는 것보다는 훨씬 낫다는 것은 확실하다.

35년전 현대에서 최초의 국산모델인 포니를 만들때도 주요부품인 엔진은 일본의 미쯔비시사의 것을 사용했다. 이후 십수년이 지나고 국내기술로 엔진을 만드는데 성공하고, 현재는 판매량만 보면 현대는 미쯔비시를 앞서있다.

당시의 현대처럼 이제 걸음마를 떼고 있는 한국의 우주개발도 이러한 역전이 가능할까? 과학기술 경시, 눈앞의 성과를 위한 단기적인 안목, 이공계 기피, 연구인력 홀대, 원천기술 부족등의 문제들이 해결되지 않는 한 쉽지 않아 보인다. 첫술에 배부르지 않아도 좋으니 장기적인 계획을 가지고 탄탄한 기본기를 가질수 있도록 준비해 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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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대한민국 현대사의 큰획을 그은 고 김대중 전 대통령께서 파란만장한 인생을 뒤로하고 서거하셨다. 김수환 추기경, 노무현 전 대통령, 김대중 전 대통령과 연예인 최진실까지, 올해는 한국의 큰별들이 많이 지는 슬픈 해인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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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김민선씨에 대한 고소에 관련되어 유명인사들의 말들로 화제다. 그중에서 '지적수준'을 운운한 변모씨는 사회적발언을 위해서 아래와 같은 조건을 주장하였다. 

최소한 1주일에 2-3권 이상의 사회과학서, 인문과학서 책을 읽고, 매일 신문과 잡지의 글을 최소 3시간 이상 읽고, 정부 정책 등에 대한 보고서도 주마다 서너 편씩 읽어라.

이 방법을 1년만 실천하면 세상 또는 사람들과 단절된 흔히 말하는 꽁생원, 백면서생이 된다. 영어로 하면 키보드워리어다.

흔히 이야기하는 지적수준에는 그사람의 도덕성과 같은 인간품격도 포함이 된다. 쓸데없는 사실들을 달달 외우고 말이 많다고 해서 그사람을 '지적인 사람'이라고 하지 않는다.

책에서 들은 지식이나 자료들을 오용해 사회에 반하는 주장이나 거짓말로 타인에게 피해를 주거나 불편하게 한다면 안 읽은만 못하다. 타인에게 '지적수준' 운운하는 사람은 지식에 앞서 인간성이 먼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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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가장 싫어하는 안주중 하나는 삼겹살이다. 그렇다고 해서 누가 먹으러 가자고 하면 반대하지는 않는다. 음주습관이 어차피 안주를 입가심 정도로만 먹기 때문에 후식으로 나오는 국수나 냉면, 또는 된장찌게를 먼저 하나 시키면 그것으로 충분하기 때문이다.

작년 10월쯤 처음 만나 그 이후로는 일때문에 일주일에 최소 한번 이상은 보게되는 분이 있다. 몇번 만나 보니 술을 안좋아하고, 달고 기름진 음식을 좋아하고, 술집보다는 커피샵을 좋아하는 등 나와는 정반대의 취향을 가진 사람이었다.

이 양반 때문에 도넛 가게를 들어 가보았고, 남자끼리 커피샵에서 만났고, 중국집에서 평생 시키지도 않았을 이상한 메뉴들을 먹어 보았다. 간혹 집에 가지고 들어 가라고 도넛을 사주기도 했는데, 이는 집사람과 아이에게 대환영을 받았다. 그전까지 나는 안주가 안되는 것들은 사가지고 들어 간 적이 없다.

그러면서 내 친구들과는 절대 가지 않는 고깃집을 자주 가기 시작했다. 그도 나때문에 회와 같은 내키지 않는 안주를 먹게되니 나도 한번씩은 내키지 않는 음식을 먹어 주어야 하기 때문이다.

어제도 일때문에 만났는데 삼겹살이 생각나서 내가 먼저 삼겹살을 먹자고 이야기했다. 이전에는 기피안주 1호였던 삼겹살이 스스로 먹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건 그동안 어쩔수 없이 한두점 집어 먹다 그 맛에 적응을 하게된 것 같다. 사람이 친해진다는 것도 서로가 안맞는 부분에 대해서 적응하고 익숙해지는 것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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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의 핸드폰 첫 화면에 '아이폰 D-21'라는 문구가 있다. 아마 남은 날짜를 표시해 주는 기능이 있나 본데, 어디선가에서 9월 1일에 아이폰이 나온다는 기사를 본 것 같다. 아이가 아이폰을 기다리는 이유는 내가 아이폰을 사게되면 아이팟 터치를 물려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몇일 전 집사람 핸드폰이 고장이 났다. 일단 재준이의 핸드폰을 쓰면서 9월 1일까지 기다려 보다 아이폰이 나오면 같이 사기로 했다. 아직 애플 사이트의 "Coming Soon"에도 들어 있지 않으니 이 바램은 요원한 것 같다. 끝모를 기다림은 계속되지만 아이폰을 대체할 제품이 없으니 답답할 뿐이다.

2007년 초부터 계속 아이폰의 국내출시를 기다려 왔지만, 늘 떡밥만 무성할뿐 아직도 들어 오지 않고 있다. 현재 아이폰이 발매된 국가는 88개국이며 추가로 4개국에서 곧 출시될 것이다. 우리나라는 무엇이 문제일까? 이동통신사, 핸드폰 제조사 아니면 애플?

그래 긍적적인 마인드로 살자.

"우리나라에선 맥과 터치라도 쓸 수 있는 것을 다행으로 생각하자"

쓰고보니 비관적인 마인드 같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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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이완 맥그리거의 Long way down란 다큐를 보았다. 약 50분씩 10회니 8시간 정도 되는 꽤나 긴 분량이다. 이 긴 다큐를 유튜브에서 본다는 것은 많은 노동이 필요하지만 볼 가치는 충분히 있다.

이전 Long way round에서는 런던에서 시작해서 동유럽, 시베리아, 알래스카를 지나 뉴욕으로 지구를 횡단하더니, 이번에는 영국의 북쪽 도시에서 시작해서 유럽을 지나 남아프리카 케이프 타운까지 지구를 종단하는 여행에 관한 이야기였다.

오토바이 여행기하면 보통 체게바라의 모터사이클 다이어리가 먼저 떠오른다. 그래서 한 케이블 TV에서 Long way down을 이완맥그리거의 모터사이클 다이어리란 제목으로 방영을 한것 같다. 오토바이는 자유를 상징한다고 하지만 난 어렸을 때도 그렇고 지금도 마찬가지로 오토바이에 흥미를 느껴본 적이 한번도 없는 것 같다. 요새는 모든 탈것들에 대한 관심이 없어졌다.

이 다큐는 이완 맥그리거와 그의 친구이며 동료인 찰리 부어맨이 오토바이를 타고 배낭여행과 비슷한 스타일로 아프리카 곳곳을 둘러 보고 사람들을 만나는 모험에 관한 이야기다.

아프리카의 아름다운 자연들, 가난하지만 순수한 사람들과 함께 슬픈 현실과 역사들을 생생하게 보여주는 수작이다.

보통 세계적인 유명배우하면 럭셔리한 생활과 성대한 파티등의 화려한 모습이 떠오르지만, 이 다큐에서 보여주는 이완의 모습은 같은 중년 남자가 보아도 정말 멋지다.

내가 더욱 관심을 가지고 본 이유는 아들녀석이 중3이 되어 성인과 동일한 체력을 가지게되면 아프리카나 남미등에서 한달정도 여행을 같이할 계획이 있다. 사실 계획이라기 보다는 꿈이라는 것이 더 정확할 것 같다. 녀석과 함께 체력이 바닥날 정도로 극한 여행을 한번 해보고 싶다.

이완 맥그리거는 유명 배우고 돈이 많으니 가능한 일이겠지만, 보는 내내  부럽단 생각이 들 수밖에 없었다. 3개월여에 걸쳐 온갖 고생과 함께 직접 몸으로 아프리카에 부딪히고 느낀 경험과 감동은 그 어느 아프리카 여행객들 보다 생생하게 남아 있을 것 같다.

이완도 대단하지만 그가 여행중 만난 16년동안 자전거등 인간의 힘으로만 움직이는 교통수단을 이용해 세계일주를 하는 있는 친구는 정말 할 말이 없다. 다람쥐 챗바퀴 돌듯 인생을 사는 나 같은 사람도 있고, 멋지게 인생을 사는 사람들도 많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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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를 좋아하지 않는 사람은 별로 없는 것 같다. 나 역시 알콜, 니코틴과 함께 카페인도 중독이라 하루에 꽤 많은 커피를 마신다.

흔히 커피 생산국하면 떠오르는 나라들은 콜롬비아, 브라질, 베트남, 이디오피아, 케냐, 자메이카등으로 경제적으로 안 좋거나, 최빈국에 속하는 나라도 있다.

흔히 제 3세계라 불리우는 이 나라들은 주로 남아메리카, 아프리카, 동남아시아등에 위치해 있다. 이전에 방영되었던 블랙골드란 다큐에도 소개되었듯이, 커피를 재배하는 대부분의 농부들은 형편없는 원두 가격으로 비참한 생활을 하고 있다.

반대로 많이 소비하는 나라들은 미국, 유럽, 일본등으로 부국들이 그 선두에 있다. 특히 유럽은 과거 저 세 지역에 많은 식민지를 두었던 나라들이 많다. 이미 수세기에 걸쳐 저 지역에서 노예와 자원의 착취로 뽕을 뽑고도 남았건만, 아직도 배가 고픈가 보다. 하긴 나라나 개인이나 욕심 많고 지독해야 잘 사는 것 같기는 하다. 이래서 커피 맛은 쓴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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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과 심리학

쩔은 생각 2009. 7. 14. 18:00
요즘 안 사실이지만 아들녀석이 보는 책중에 심리학 관련 책이 몇권 있었다. 사실 나는 심리학을 거의 미신보듯이 보는 수준이고, 뇌연구가 발달하면 없어질 학문이라 생각하고 있는 무식하고 무미건조한 인간이기에 이에 관련된 책은 별로 본 것이 없다.

그러다 문득 든 생각이 보통 초등학교 5학년이면 이 분야에 관심이 없어야 정상이다. 그런데 왜 아들녀석은 심리학에 관심이 있을까? 분명히 본인 자신의 심리나 성격에서 어떤 문제점을 발견했던지... 본인이 아니면 난데...

심리학자들은 프로이트나 융처럼 본인 자신이 미쳐있는 경우가 많다. 일단 오늘부터 아들녀석을 유심히 관찰해 볼려고 한다. 그 녀석은 이미 오래전부터 날 관찰하고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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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 몇일 전부터 당분간 집에서는 인터넷을 안하기로 했다. 지금도 인터넷을 이용해서 글을 쓰고 있으니, 사실 인터넷을 전혀 안할 수는 없다. 블로그, 구글닥스등에 글을 쓰거나 자료를 찾기위해 구글이나 위키피디아에 정보를 검색하는 정도만 하고 있다.

이전에는 퇴근하고 밥먹은 후에 컴퓨터 앞으로 가서 RSS 리더기의 기사들을 보았다. 사무실의 리더기에는 주로 기술적이거나 IT 관련 내용들이 있지만, 집에는 시사, 여행등의 다른 내용이 있어서다. 그리고 습관적으로 자주 들어가는 몇몇 개발 관련 커뮤니티들의 새로 올라온 내용들을 둘러 본다. 또한 수시로 트위터도 둘러 보고 메일도 체크하고 블로그 스피어나 야후등을 돌아 다니며 관심거리들을 읽어 보거나 흥미있는 것들을 찾아 보기도 한다. 때론 글을 쓰기도 한다. 이러면 시간 정말 잘간다.

저번주 토요일부터 집에서는 이런 인터넷 사용을 안해보기로 했다. TV도 전혀 안보니 할일은 딱 두개 밖에 없다. 술을 마시거나 책을 읽는 수밖에 없다. 여기서 나는 또 두가지 룰을 정했는데 바로 11시 이전에는 술을 안마신다는 것이고, 개발, IT 관련 서적은 지금부터 8월이 되기전까지 집에서는 안보는 것이다.
 
이 방법은 꽤 효과가 있어 삼일동안 몇권의 책을 다 보았다. 이 책들은 초등학교 5학년인 아들녀석의 방에서 대여했다. 간혹 아들이 지나가면서 "아빠, 그건 4학년 권장 도서야"라며 무시하는 투로 이야기를 하지만 난 재밌는 걸. 지금 보고 있는 책들은 이 녀석이 오버를 했던지 애엄마가 오버를 했던지 해서 구입한 중학생 정도를 대상으로 한 책이다. 이 책들은 내 지적수준과 거의 일치하여 아주 흥미있고 재미있다.

내가 왜 여지껏 개발서적외에 다른 책들을 봐볼까 하며 서점에서 경제, 인문, 소설이 있는 곳을 기웃 거리다가 결국에는 소프트웨어 크리에이티비티나 들고 서점을 나오는지 이제서야 알았다. 나는 어린이/청소년 분류로 갔었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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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 겔만은 15세에 예일대에 입학하고 25세에 캘리포니아 대학의 교수로 임용되고 후에 노벨 물리학상을 수상한 전형적인 천재이다. 그 유명한 리차드 파인만과 함께 아인슈타인 이후에 최고의 물리학자란 평을 받고 있다. 다른 여러 분야에서도 천재성을 과시했으며, 언어에도 능통하여 9개 국어를 자유로이 구사할 수 있다.

하지만 그에게는 글쓰기 장애라는 치명적인 약점이 있었다.

(사진출처:Wikipedia)

  • 15세에 예일대학에 입학하여 천재성을 과시하지만 졸업논문을 못써 대학원 진학에 실패
  • 노벨상 수상후 수상논문집에 글을 못올린 유일한 수상자
  • 자서전을 출판사가 바뀌는 등 여러번 연기끝에 4년만에 겨우 출간

여러 분야를 넘나들면서 천재성을 과시한 노벨상 수상자의 사연이라고는 도저히 생각되지 않으며, 어찌보면 이 무슨 개그인가 하는 생각까지들 정도이다. 하지만 그가 글쓰기 장애라는 아킬레스건이 생긴 이유는 한 아이의 아버지로써 많은 생각이 드는 부분이다. 그가 글쓰기에 이런 심각한 문제가 생긴 것은 어린시절 아버지로부터 글쓰기에 관한 혹독한 비판을 들어서라고 한다.

어린시절 남자 아이가 가장 인정 받고 싶어 하는 존재는 아버지다. 지금 초등학교 5학년인 아들녀석도 이런 느낌을 자주 주고 있다. 내게 자랑스럽게 이야기 했다가 무시를 당할 경우에는 크게 낙담하고, 반대로 깊은 관심과 칭찬을 해주면 날아갈 듯한 기분이되어 더욱 더 열심히 한다. 머리 겔만의 경우뿐만 아니라 내 경우를 생각해 봐도 아이에게 항상 많은 신경을 써서 조심스럽게 말과 행동을 해야할 필요성을 느낀다. 생각없이 내 뱉은 한마디로 아이에겐 평생 상처가 될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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