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중순부터 감기로 고생했는데, 이제서야 조금 괜찮아진 것 같다. 이번 감기는 심한 두통과 그로 인한 무기력증때문에 거의 열흘을 아무 일도 못한 것 같다.

지나친 음주, 흡연으로 인해 면역이 약해져서인지 환절기때나 감기가 유행할때는 한번씩 앓고 지나가는데, 이번 감기는 다시는 걸리고 싶지 않을 정도로 징글 맞았다. 술을 마실때가 오히려 머리가 더 산뜻했던 것 같다. 물론 다음날은 더 심한 두통으로 괴롭지만...

아무튼 오늘에서야 미루어 왔던 일들을 좀 하고, 연락할 곳에 전화하고 이메일을 보내고 급한 일들을 처리했다.

꼭 심하게 앓고 난 뒤에야 건강을 생각하게 된다. 확실히 나이를 먹어가면서 옛날보다 견디는 힘도 많이 약해진 것 같다. 더 늦기전에 지금부터라도 관리에 들어가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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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점심은 재준이도 방학이고 해서 셋이서 중국집을 찾았다. 식사를 위해 중국집에 가면 거의 100% 짬뽕 아니면 사천탕면을 먹는다. 간혹 오늘은 기필코 짜장면을 먹어 봐야지 하다가도 막상 메뉴판을 보게되면 짬뽕을 시킨다. 하지만 주위에서 짜장면을 맛있게 먹는 사람들을 보면 다음에는 꼭 짜장면으로 먹어야지 하지만, 막상 다시 오면 마찬가지다.

이러다 보니 짜장면을 거의 3년에 한번씩 먹는 것 같고, 생각해 보니 지금이 한 3년 된 것 같다. 오늘은 무조건 짜장면을 먹기로 하고, 나와 재준이는 짜장면, 집사람은 잡채밥을 주문 했다.

오랫만에 먹으니 맛있기는 한데 기름진 음식을 싫어하는 나로써는 짜장면도 좀 느글느글 했다. 그래서 선릉 근처의 작은 커피점을 찾았다.

요 근래에 알게되었지만 이 집 커피는 맛있다. 그래서 손님이 많은가 보다 했는데, 집사람은 주인 아가씨가 이뻐서 많은 것 같다고 했다. 평범한 얼굴 같은데... 뭐, 본인의 얼굴과 비교판단해 보면 그렇게 생각했었을 수도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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멍하니 비오는 창밖을 바라 보다고 '오늘은 무슨 요일일까' 하고 핸드폰을 눌러 보았다. 이런, 언제 또 한주가 갔는지 벌써 금요일이다. 요새는 왜 요일을 인식하지 못하고 사는 것일까?
요 몇일 머리도 계속 띵한데 감기 기운때문에 이런 것인지, 전자담배로 인한 니코틴 과잉섭취인지 모르겠다. 머리도 아픈데 장마로 인해 날씨 마저도 이러니 왠지 기분이 착 가라 앉는 것 같다. 보통때 같으면 이런 분위기에서는 술생각이 간절할텐데 그다지 안땡기는 것이 보면 컨디션이 안좋기는 많이 안좋은 것 같다.

일찌감치 집에 가서 저녁을 먹고 조신하게 이불속으로 들어가 꼼지락 꼼지락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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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는 앱스토어에 새로운 어플리케이션을 하나 등록했다. 사실 새로울 것도 없다. 기존에 DB를 만들어 내는 어플을 약간 수정하고 그에 맞추어 기존 아이폰 사전 어플을 약간 수정해서 다국어를 지원하도록 했을 뿐이다.

그러고 보니 흔히 이야기하는 빡쎈 코딩을 언제 마지막으로 해보았는지 잘 기억도 나지 않는다. 하긴 요즘 주로 하는 일이 웹과 아이폰 환경이니 하드코딩할 일도 별로 없는 것 같다. 게다가 자영업을 하면서 내가 일을 선택할 수 있으니, 경험상 왠지 힘들어 보일 것 같은 일은 피해가고 있다. 잘 피해가고는 있는 것 같은데, 왠지 심심하고 무료한 느낌은 피할 수가 없다. 무엇인가 벅찬 느낌이 들만한 도전적인 프로젝트를 한번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내부 구조는 비슷하지만 어찌되었든 새로운 제품군이 추가되었고, 이는 한잔할 좋은 핑계거리가 된다. 그래서 어제는 같이 작업하는 분과 함께 중국집에서 이름모를 요리하나와 짬뽕국물을 시켜놓고 소주를 마셨다. 덕분에 일찍 잠이 들었고, 새벽에 잠이 깨어 눈을 떠보니 창문 밖으로 아래와 같은 풍경이 보였다.
창밖에 놓인 화분인데 내가 눈을 떠있을 때 절묘한 위치와 새벽의 푸르스름한 색깔로 인해 뭔지 모를 멋스러움이 있었다. 잠이 덜깬 눈으로 한동안 멍하니 바라보다가 머리맡의 화장대 위에 있던 카메라를 집어 몇장 찍어 보았다. 찍사의 한계인지 컴퓨터로 옮겨 와서 보니 전혀 눈으로 보던 그 색감이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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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어찌하다 보니 점심을 혼자 먹게 되었다. 날도 더우니 모밀이나 먹을까 하다가 오랫만에 라면을 끓여 먹기로 마음 먹고 집으로 갔다. 몸도 정신도 좀 아리까리 한 것 같아서 매운 라면을 삐질삐질 땀을 흘리며 먹은 후에 찬물에 시원하게 샤워를 하기로 마음먹었다.

일단 냉장고를 뒤져 파, 양파, 청량고추, 호박, 신김치등을 확보했다. 에어콘, 선풍기도 안킨 상태에서 냄비 두개를 가스렌지에 올렸다. 면의 기름기를 빼기위해 다른 냄비에서 잠시 끓인후 넣기 위해서다. 야채들을 뜨거운 불 옆에서 다듬고 있자니 땀이 흘러 내렸다. 면을 후다닥 건져서 다른 쪽 냄비에 넣으면서 내가 지금 무슨 짓을 하는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일단 먹기전에 한방 날리고 맛을 보았다. 청량고추 덕분에 화끈하게 맵고 국물이 시원했다. 하지만 이제 땀은 비오듯이 흘러 내린다. 마지막으로 밥 한공기를 넣어서 말끔하게 그릇을 비웠다.

라면 치고는 냄비 2개, 국자, 주걱, 그릇, 밥공기, 채, 칼, 도마등 설겆이 거리가 조금 되었다. 일단 보일러를 온수전용으로 틀었다. 뜨거운 물이 잘 닦이기도 하지만 화끈하게 땀을 내기 위해서다. 설겆이를 끝낸 후에 나의 모습은 라면 하나 끓여 먹은 놈이 아니라 어디 단축 마라톤이라도 뛰고 온 사람 같았다.

이제 기다리던 그 시간이 왔다. 화장실로 가서 찬물로 시원하게 샤워를 했다. 뽀송뽀송한 옷으로 갈아 입고 다시 사무실로 돌아 오는데 기분도 상쾌하고 머리도 빠릿해진 것 같다. 그냥 단지 라면 하나를 끓여 먹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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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에는 사무실로 나가 그동안 미루어 왔던 일을 하고, 점심을 먹고는 근처 재준이 학교의 운동장을 찾았다.

날씨가 더워서인지 캐치볼 하고 공 좀 차고 했더니 금새 땀 범벅이 되었다. 한시간 반정도 하고 나니 둘다 거의 탈진상태가 되었다.

녀석의 체력도 문제지만 나도 작년에 비해 더 안 좋아진 것 같다. 하긴 요새는 운동을 거의 끊었다 싶을 만큼 안하고 있으니 당연한 일인 것 같다.

집에 와서 샤워를 하고 책 몇권과 샌드위치, 냉커피등 간단한 간식을 만들어 선릉을 찾았다. 요 몇일 두통이 좀 있었는데 운동을 하고 그나마 산림욕이라도 하였더니 컨디션이 제대로 돌아 온 것 같다.
겨울도 딱히 싫어 하지는 않지만 여름이 더 좋다. 어렸을 때도 수영장, 바다에 자주 갈수있어 여름이 좋았던 것 같다. 그러고 보니 바다, 수영장, 목욕탕등 물을 많이 좋아하는데, 그래서 술도 좋아 하는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사실 요새는 더운 것을 좋아 한다기 보다는 땀이 쉽게 나니 찬물에 샤워한 후에 개운한 그 맛을 좋아하는 것 같다. 요즘은 운동으로 땀을 뺄 일은 없으니 더운 날씨에라도 묻어 가는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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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냥 애기로 생각하고 있었던 녀석이 여드름도 나고 변성기가 오는지 목소리도 꺼끌하고... 이러니 내가 안 늙을 수가 있나. 이제 곳 사춘기 반항이 시작될 것 같다. 뭐 각오는 하고 있다. 뿌린대로 거두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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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번 주말에는 재준이가 다니는 음악학원의 정기 연주회에 온가족이 보러 갔다. 사실 나는 갈 마음이 그다지 없었지만, 사진을 찍으라는 주위의 강압에 의해 어쩔 수 없이 카메라를 가지고 갔다.


붉은 조명이 있는 어두운 실내에서 저렴한 렌즈를 가진 실력없는 찍사에게서 무엇을 기대하랴. 화이트발란스도 오토로 놓고 그냥 ISO만 팍 올리고 흔들리지만 않을려고 노력했다. 덕분에 몇장은 건졌지만 대부분 위와 같은 정육점 분위기다. 연주회가 끝나니 저녁시간이고 해서 근처에 있는 음식점으로 갔다. 막회 하나에 식사 몇개 시키고 간단히 소주 한잔 하고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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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일어나 담배를 피러 나가보니 하늘에 비행기가 지나간 듯 하얀 줄이 그어져 있었다. 디카 꺼내기는 귀찮고 점퍼속에 있는 핸드폰을 꺼내서 하늘에 대고 한장.


많이 바쁠 것 같아 연휴인 저번주에도 토/일 나와서 일을 하고 화요일도 나왔다. 업친데 덥친격으로 몸까지 않좋아 능률도 훨씬 못냈던 것 같다. 아마 일요일인 내일도 하루 종일 나와서 일을 해야 될 것 같다. 덕분에 이곳을 비롯한 블로그들이 개점휴업 상태에 들어 갔다.

아마 2월달은 계속 바쁘게 지내야 될 것 같다. 앞으로 또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3월말엔 책이나 잔뜩 싸들고 휴양림이나 들어 가서 책이나 읽으면서 뒹굴거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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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일 오후늦게 새로운 시스템 설치를 위해 거래처를 찾았다. 퇴근시간 전이었지만 대부분의 자리들은 비어 있었다. 작업중에 담배 한대 피우러 1층으로 내려갔는데 그동안 못봤던 조형물들이 있었다. 늘 후문으로 다녀서 못본건지 모르겠다

설치를 해보니 몇가지 문제점이 있었고 다음주에 해결하기로 했다. 그래도 디비도 이상없이 마이그레이션되고 생각보단 문제가 별로 없어서 다행이었다.

작업을 끝내고 나와서는 금요일 저녁이다 보니 소주나 한잔 땡기러 근처의 고기집을 찾았다. 역시 나는 고기보다는 국물이 좋으니 안주용으로 국수를 하나 시켰다. 역시 이런 스타일의 술자리가 술이 잘 넘어 간다.


돌아 오는 길에는 집사람과 선릉역에서 만나 같이 들어 왔다. 날씨가 추우니 택시를 타자고 했지만 10분밖에 안걸리는 거리를 무슨 택시냐고 걸어 왔다.

걸은지 3분도 안되어 추워 죽는줄 알았다. 요 근래에 이렇게 추운날은 처음인 것 같다. '여자말을 들으면 손해 보는 일이 없다'라는 옛 성인들의 말씀이 생각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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