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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0.03.01 류비셰프의 삶

한달전 여러 프로젝트와 자잘한 유지보수로 무척이나 바쁠무렵에 시간의 부족함을 몹시 느꼈다. 일에 쫓기듯이 작업을 하면서 문득 20대에 읽었던 '시간을 지배한 사나이'란 책이 생각났다. 나중에 구입을 위해 검색을 해보니 이 책은 '시간을 정복한 남자'란 제목으로 다시 출판되었다. 이책의 주인공인 류비세프와는 달리 시간을 흘린 맥주보다 우습게 아는 난 두주나 흘려보낸 오늘에서야 읽게되었다.

늘 자신이 쓴 시간을 기록하고, 통계를 내고, 다시 계획하면서 1분도 허비하지 않고 살려고 한 류비셰프. 오래전 난 이 책을 읽으면서 존경스러운 점은 많지만 절대 이렇게까지 빡빡하게 자신을 몰아 붙이면서 살고 싶지 않다고 생각을 했다. 물론 지금도 이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 변함이 없는 것은 좋은데 너무 버리듯이 살고 있는 것은 큰 문제다.

저자는 줄곧 류비세프가 위인일까? 위대한 과학자일까? 본받아야할 위인일까? 하는 의문을 던진다. 일생동안 70여권의 서적을 집필하고 1만2천5백여장에 달하는 논문과 많은 자료들을 수집하고 썼지만 그는 유명한 과학자는 아니였다. 사실 그는 그 '유명'과 현실적 이익을 피하고 철저하게 본인이 흥미롭고 가치있어 하는 일에만 집중하며 살다 간 것 같다. 보통 부와 유명세는 현실과의 타협을 뜻하며 진정한 자유를 빼앗아 간다. 필요한 것을 넘어 소유하고 있다는 것은 불필요한 근심과 낭비를 야기한다.

그가 추구했던 것은 순수한 학문 그 자체였다. 지식을 얻고, 논문을 쓰고, 관찰을 하고, 토론을 하고, 주장을 하는 것이 목적이였고 그외에 과학계나 다른사람들의 평가와 경제적인 이익, 명성등은 그 목적을 위해 철저히 무시되었다. 성과는 안중에 없이 본인의 호기심을 최고의 우선순위로 수학, 생물학, 유전학, 철학, 문학, 종교등 다양한 분야를 섭렵했다.

그리고 그는 순수한 목적이든 아니든 수없이 많은 질문을 던지는 사람들에게 그가 알고 있는 지식과 의견, 방대한 자료들을 아무 댓가없이 제공해주었다. 마치 요즘 세상에서 블로그를 하듯이 그는 끊임없이 알아낸 사실을 기록하고 다른 사람들의 질문에 답변을 해준 것이다. 수익을 위한 광고를 달지도 않고, 블로그가 노출이 되든지 안되든지, 글을 누가 보던지 말던지는 신경도 쓰지 않고 오직 기록하는 것에만 의미를 두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노년은 연금으로 생계를 간신히 유지하며 살아갔지만 분명히 본인은 삶에 충실하고 만족한 인생을 살았고 그로인해 행복했다고 생각했을 것 같다. 다른 사람들의 기준과 평가가 무엇이 중요한가? 명성과 부를 멀리하여 철저하게 본인의 만족과 행복을 추구하고 주어진 시간을 존중하며 멋진 인생을 살다 가셨다. 하지만 역사는 대부분 전자를 추구한 위인들이라 불리우는 사람들만 기록 해준다. 그렇기때문에 잔잔하고 평온하지만 도덕적이고 열정적인 삶을 산 류비세프의 삶을 기록한 이 책은 신선한 위인전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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