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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8.02.13 나이값...

나이값...

쩔은 생각 2008. 2. 13. 09:30
공자는 논어에서 자신의 경험에 비추어 나이에 관해 아래와 같은 말을 남겼다.

  • 吾十有五而志于學 (15세에 학문에 뜻을 두다)
  • 三十而立 (30세에 학문의 기초를 세우다)
  • 四十而不惑 (40세에 혹하지 않는다)
  • 五十而知天命 (50세에 하늘의 뜻을 알다)
  • 六十而耳順 (60세에 타인의 말을 쉽게 받아 들이다)
  • 七十而從心所欲 不踰矩 (70세에 마음대로 해도 법도를 넘지 않는다)

이 말들을 음미해 보면 세월이 흐름에 따라 항상 끊임없는 공부와 노력, 자기성찰이 필요함을 알 수 있다. 나이라는 숫자는 그냥 얻어 지는 것이지만 그 나이에 걸맞는 나이값은 그냥 얻어 지는 것이 아니다.

해가 바뀐지 한참이 지났지만 나는 내 나이가 올해 정확히 불혹(不惑)이 된 것을 알았다. '불혹'이란 단어가 나랑은 영원히 상관이 없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살았는데, 그냥 살다보니 불혹이 되었다. '불혹' 단어대로 보면 유혹에 넘어 가지 않는 정확한 가치관을 가져야 하지만 내 자신을 돌이켜 보면 부끄럽다.

구닥다리로 치부될 오래된 말이지만 살면서 항상 마음속에 새겨둘 말이다. 나이가 들수록 '요즘 젊은 것들은 아무것도 모르고 나댄다'고 귀를 닫고 사는 노인들을 주위에서 많이 본다. 흔히 말하는 '앞뒤가 꽉막힌 고집불통 노인네'이다. 자랑이 아니다. 나이가 들수록 '60세에는 타인의 말을 쉽게 받아 들인다'라는 말을 귀담아 들어야 한다.

무지한 나라고 예외일 수는 없다. 이젠 나도 불혹, 다음 단계는 지천명이다. 공부하고 인격도 다스리고 젊은 시절보다 더 열심히 노력 해야한다. 그래야 '고집불통 노인네'가 아닌 '깨어있는 노인네'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숭례문 방화 범인이 70살의 노인으로 밝혀졌다. 대부분 범행이 그렇듯이 동기를 보면 증오, 욕심, 불만, 피해의식이다. 70년의 세월을 보내면서 자신 하나도 다스리지 못한 결과로 매 맞은 초딩과 같은 일을 저질렀다. 이 인간은 70이 되어서 '잘되면 내 탓, 안되면 조상탓'이란 가치관을 얻었다.

나이에 따른 존경과 대우는 본인 스스로 그에 걸맞는 나이값을 할 수 있을 때 바랄 수 있고, 그를 갖춘 분들은 그것에 연연해 하지도 않는다. 항상 삶에 열정을 갖으면서 공자님 말씀대로 나이 값을 제대로 할 수 있는 사람이 되기 위해 노력해야 겠다. 모든 일이 마지막이 중요하다.

곱게 늙다 깨끗이 죽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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