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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0.11.30 소백산 여행

저번주에는 그동안 벼르고 있었던 소백산을 집사람과 아이와 함께 다녀왔다. 무릎이 안좋은 집사람은 등산할 동안은 알아서 밑에서 시간을 보내기로 했다.

동서울 터미널에서 2시간 조금 넘게 걸려 단양에 도착했다. 이번은 카메라로 사진을 많이 찍기로 작정하고 갔지만 역시나 중반을 지나서는 배낭으로 들어가고 부담없는 아이폰으로 찍게된다. 단양 터미널에 내리자마자 한컷. 미리 숙소를 잡아놓은 다리안 관광지로 가는 버스를 탈려고 했는데 시간표를 보니 바로 5분전에 출발했고 한시간여를 기다려야 한다. 앞에 있던 택시 기사님한테 물어보니 다리안까지 7,000원 정도 나온다고 한다. 셋이니 그냥 택시를 탔다.

도착해서 저녁을 먹기위해 근처 식당을 찾았는데 넓은 식당에서 들어와서 나갈때까지 우리밖에 없었다. 들어가니 그제서야 밥을 짓고 준비를 하기시작한다. 덕분에 좀 기다리기는 했지만 갓 지은 따끈따끈한 밥을 먹을 수 있다. 감자전 하나와 닭도리탕을 시켜 막걸리를 마셨다. 나물 반찬들이 깔끔한게 술안주로 딱이었다.

하루 묵었던 다리안밸리 펜션. 금요일이고 비수기라 그런지 우리밖에 없었다. 다음날 나올때까지 근처에서 외지인으로 보인 사람은 우리밖에 없는 듯 하다.

다음날 아침. 라면으로 간단히 아침을 먹고 길을 나섰다. 일기예보에 비나 눈이 온다고 해서 그런지 올라가는 동안 사람을 거의 볼 수가 없었다.

눈발이 조금씩 날리다 그쳤다. 이정도 오고 끝나는가 보다 했는데 착각이었다.

 정상인 비로봉을 앞에 두고 전망대가 있는 곳에서 한컷.

이번 여행에서 유일하게 내가 찍힌 사진. 그러고 보니 집사람 사진은 한장도 없네.

비로봉으로 올라오고 있는 재준이.

정상에서 보니 말그대로 첩첩산중이다.

맥주한캔을 마시기 시작했다. 갑자기 트위터가 생각이나 '소백산 정상에서 바람을 안주삼아 한잔중' 이런 이야기를 올렸다. 깝죽된 결과일까 갑자기 눈바람이 심상치 않게 분다.

눈이 가로로 날리며 바람이 거세진다. 11월에 온건 소백산 눈바람 맞으러 온 건 아닌데...

몸이 날아갈 정도로  바람이 불어 온다. 배낭을 커버로 씌우면서 밥은 그냥 밑으로 빨리 내려가서 먹어야 겠다고 생각했다.  

내려가면 소고기를 먹는다는 일념 하나로 악천후 속을 걷고 있는 초딩.


늦은 가을 산을 기대하고 올라 왔지만 소백산에 첫겨울이 오늘날까지 덤으로 볼 수 있었으니 행운이라고 할 수 있겠다. 

계획은 죽령으로 내려갈려고 했지만 빨리 내려가기 위해 희방사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힘들거다. 헌데 세상은 더 힘들다.

황량한 연화봉.

'아빠. 내려가면 소고기 확실하지?' 재차 확인한다. 돼지라고 하면 한대 칠 것 같다.

밑으로 내려 오니 날씨가 편안해 진다. 회방사에서 한시간여를 더 내려와 버스정류소에서 집사람이 기다리고 있는 풍기온천으로 가기위해 영주 방향으로 가는 버스를 탔다. 

드디어 따뜻한 물이 있는 천국에 도착했다. 얼었던 몸과 마음을 녹이고 나왔다. 4,500원이니 이름 있는 온천치고 값도 싼 것 같다. 다만 사람이 너무 많아 몸이 과연 더 깨끗해져서 나가는 것인지 의심은 들었다. 큰길로 나와 아주머니 한분께 길을 물어 봤는데 본인도 거기로 지나간다고 추우니까 잠시 저기 사과 파는 곳 안에 들어가 기다리라고 하셨다. 기다리는 동안 가게 사장님은 사과도 깍아 주시고 사과즙도 주시고 정말 친절하게 대해 주셨다. 잠시 후 아주머니의 차를 얻어 타고 편하게 풍기시내로 올 수 있었다. 예전 같지 않다지만 아직까지도 시골인심은 후하고 따뜻하다.

풍기역앞에 소백산 한우라고 써져 있는 고기집으로 들어 갔다. 한우 갈비살 3인분 주문. 아침에 라면 먹은 후에 처음으로 먹는 식사라 순식간에 고기들이 없어졌다.

고기를 시키면 청국장을 포함한 식사는 공짜. 반찬도 소박하니 맛있다.

소주 안주로 그만이었던 청국장.

식당을 나와서는 근처의 여관으로 숙소를 잡았다. 캔맥주 6개를 사가지고 들어 갔는데 결국에는 모자란다. 몇개 더 사기 위해 나왔더니 10시쯤 되었는데 가게문이 닫혀있다. 편의점은 조금 멀어서 포기하고 그냥 들어와서 잠을 청했다.

다음날 여관을 나와 기차표를 예매해 놓고 근처의 해장국집을 찾았다. 나와 집사람은 내장탕을 먹고 재준이는 갈비탕을 시켜 주었다.

식사를 하고 시간이 조금 남아 주변을 돌아 다니고 있는데 '정 도너츠'란 간판이 보였다. 선릉역 근처에도 체인이 있는데 본점을 여기서 보게 되다니... 오전 9시로 이른 시간이라 문이 닫혀 있을줄 알았는데 영업을 하고 있다. 부모님께 드릴 선물용을 하나 사고 진짜 정 도너츠인 생강도너츠를 한상자를 샀다.

기차에서 창밖 풍경을 바로 보고 있는 재준이. 눈이 부실까봐 내 선글라스를 껴주었다. 보통 게임을 하는데 기차밖으로 보이는 풍경이 꽤나 멋있나 보다.

한시간 마다 들락거려 단골집이된 까페객실. 맥주 한캔을 마시며 창밖으로 흘러가는 경치들을 보고 있으면 신선놀음이 따로 없다는 생각이 든다. 역시 여행중 이동수단은 기차가 최고다.

아이가 커감에 따라 근교산뿐만 아니라 더 큰 산들을 다닐 수 있게되니 좋은 것 같다. 내년이면 중학생인데 언제까지 따라 다닐지는 모르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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