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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0.05.06 마지막 어린이날

어제는 올해 초등학교 6학년인 아들녀석이 맞는 마지막 어린이날이였다. 요즘 같은 때에는 어린이날 보다 '가장의 날'이 더 필요하지 않은가 싶다. 선물로 받은 에반게리온 프라모델을 조립하고 도색 하는데 열중하는 모습을 보니 나도 저럴때가 있었는데 하는 생각이 들었다.

보통 생일이나 무슨 특별한 날의 선물은 집사람이 알아서 하기 때문에 나는 거의 신경을 쓰지 않는다. 점심을 먹고 컴퓨터 앞에 앉아 선물을 준다고 아이를 불렀다. 인터넷 쇼핑몰에서 사줄려나 하고 잔뜩 기대를 하고 왔겠지만 내가 생각한건 도메인과 서버 계정이다. 도메인 서비스 사이트에서 썩고 있는 예치금으로 도메인 하나를 등록해 주고 서버로 들어가서 계정을 하나 만들어 주었다. 이것으로 끝. 몇가지 가지고 놀 수 있는 방법이야 알려주겠지만 사용하는 것은 본인에게 달렸다. 아마 별 재미를 못느끼고 이 성의없는 공짜 선물은 그냥 잊혀질 듯하다.

이런날은 복잡하여 밖에 나가서 먹기도 그렇고 저녁은 옥상에서 삼겹살과 닭똥집을 구워 먹기로 했다. 다음날 끝내야할 일들이 있기에 달리고 싶은 욕망을 자제하고 소주 1병으로 끝냈다. 고기를 먹고는 나물 이것저것 넣고 된장, 고추장과 함께 비벼 먹는 것으로 마무리를 하였다.

사실 여지껏 어린이날이란 선물 몇개 사주고 저녁에는 어린이가 좋아하는 안주(?)로 술을 먹는 날이었다. 이제 예비군, 민방위가 끝나듯이 어린이날도 중학생도 어린이라고 우기지 않는한에는 단순한 휴일에 불과하게 되었다. 한 20년쯤 있으면 다시 챙기게될지 모르겠다. 20년, 이전도 그랬듯이 컴파일 몇번하고 버그 쫓아 다니다 보면 금새 올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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