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OG ARTICLE 불분명한 잣대 | 1 ARTICLE FOUND

  1. 2008.04.03 성희롱의 불분명한 잣대

정몽준 의원이 한 여기자를 성희롱 했다는 기사를 보았다. 아래는 기사의 내용 중 일부이다.

정 의원은 뉴타운 개발과 관련해 김 기자가 “오세훈 시장은 사당 뉴타운을 하지 않겠다고 했는데 어떻게 된 것이냐”고 묻자 “여기서 그런 얘기는 안 했으면 좋겠다”며 말을 끊은 뒤 김 기자의 볼을 만지듯이 손으로 두 번 툭툭 쳤다는 것이다. 김 기자는 황당해 하며 “지금 성희롱하신 것”이라고 항의했고, 정 의원은 황급히 유세장을 빠져나간 것으로 알려졌다.
(출처: 한겨레)

저런 행동은 애써 좋은 의미로 해석하자면 정의원이 좋아하는 축구같은 운동경기를 할때나 서로 격려의 의미로 하기도 한다. 하지만 같은 동성끼리 아니면 아주 가까운 이성끼리할 수 있는 행동이다. 분명히 저 행동은 문제의 소지가 있지만 저 행동이 어떻게 '성희롱'인지 모르겠다.

어디서 '성적'이란 의미를 찾을 수 있을까? 만약 해당 여기자가 저 일로 문제를 삼겠다면 '인격모독'이 더 옳은 것 같다. 성희롱은 '여성이 성적 수치심을 느낄 수 있는 모든 말과 행동'이라고 들은 적이 있다. 너무나 포괄적이고 상대적인 표현이다.

미혼인 여직원에게 '어제 좋은 일 있었나 봐? 얼굴 표정이 좋은데'라고 아침인사를 건냈는데, 이 말을 '어제 남자랑 잤냐?'로 초오버 해서 받아들인다면 이건 어느쪽의 문제일까? 아에 이런 쪽으로 의심 받을 수 있는 일말의 여지라도 남기지 말아야 한다면 서로 외면하고 사는 것이 편할 것이다. 갈수록 여성의 사회적 참여가 많아지고 사회에서 이성끼리 부딪힐 일이 갈 수록 많아 지는 상황에서 부당한 일을 당했을 때 여성이라는 이유로 무조건 성희롱으로 몰아가는 것은 옳지 않은 것 같다..

이는 본인의 의지와는 달리 가해자가 될 수 있는 남성들도 굉장히 불편한 부분이다. 어두운 밤 외진 길을 걸어 갈때 내 앞에 여성이 가고 있으면, 그 여성도 겁이 나서겠지만 극도로 불한해 하는 모습을 보면 범법자 취급을 받는 것 같아 내 기분도 그다지 좋지는 않다.

이 문제는 과거 최연희사건과는 전혀 다른 문제로 생각된다. 물론 정의원의 저 행동을 절대 두둔하고 싶지는 않다. 단지 기사에서 나타난 상황과 주위환경을 보면 '성'에 관련된 것이 아니라 인격모독이나 차라리 폭행, 명예회손에 오히려 가까울 것 같다.
A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