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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09.27 검단산 산행

그동안 신던 등산화가 이전 구룡산 산행을 마지막으로 운명을 다했다. 군데군데 헤진 것은 문제가 되지 않지만 왼발의 밑창 쿠션이 다 찢겨져 나가 똑바로 걸을 수가 없게 되었다.

저가를 살까 고가의 등산화를 구입할까 몇일을 고민했다. 그러다 선택한 것은 그냥 국민 등산화라 불리우는 캠프라인의 뉴 애니스톰이다.

청개구리 기질도 있고 남들이 많이 쓰는 제품들 보다는 다소 특이한 제품들을 선호했었는데, 나이가 들어 가서인지 다 귀찮다. 예전 같으면 산에서 나와 같은 등산화를 많이 보게되는 것이 싫었겠지만, 이제는 가격대 성능비 좋고 남들이 많이 선택하는 것이 가장 무난한 것 같다. 산행을 하기전 이젠 다시는 볼 수 없는 반짝반짝한 상태를 남겨 보았다.

포스코 사거리에서 341번을 타면 일반적으로 검단산을 오를때 많이들 선택하는 애니메이션 고교까지 한번에 간다. 매번 느끼는 것이지만 요즘은 근교의 산들을 가기에 대중교통이 너무나 잘되어 있는 것 같다.

애니메이션 고교에서 올라가는 초입부분이다. 역시나 많은 사람들이 산을 오르고 있었다. 이런 넓고 편한 신장로와 같은 길이 한동안 유지된다.

어느정도 올라가면 조망이 트여 좋은 경치와 함께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기분좋게 올라갈 수 있다. 아래로 한강과 팔당대교가 내려다 보인다.

한시간 정도를 오르자 점심때가 되었다. 장소도 협소하고 깔딱고개를 앞에 두고 있었지만, 점심시간이되면 무조건 먹어야 한다. 바위 한귀퉁이에서 컵라면과 밥으로 간단하게 점심을 해결했다.

정상을 앞두고 경치 좋은 곳에서 한장. 아버지는 전날 북한산으로 산행을 하셨기 때문에 이번 산행에는 빠지셨다. 집사람은 67세가 되신 어머니 보다도 체력이 부실하니 어찌해야 할까.

산 정상에서는 오랫만에 카메라에 한번 찍혀 보았다. 전날 지나친 음주와 함께 후배가 알려준 온라인 플래쉬 게임에 빠져 새벽 4시반에서야 잠을 자 세시간 밖에 못 잤다. 잠이야 별 상관없는데 술이 완전히 안깨 어머니는 올라 가는 내내 "아고, 술냄새야"하며 불평을 하셨다.

사실 검단산은 나에게 조금 의미가 있는 산이다. 20년전 6개월 정도 이곳에 있었고, 일주일에 두세번은 정상의 핼기장을 올랐다.

오늘 올라온 길은 처음이지만 산곡초등학교쪽의 등산로는 매우 익숙한 길이다. 하지만 세월이 너무나 많이 지났다. 하산길에서 산곡초쪽으로 갈 예정이었는데 아무 생각없이 아래배알머리 쪽으로 내려오게 되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교통의 편의를 위해 다시 애니메이션고쪽으로 내려 가기 때문에 내려가는 길은 등산객이 별로 없이 한산하고 길도 작은 오솔길 같아 좋았다.

몇달전만 하더라도 급경사를 만나면 힘들어 하던 재준이도 이젠 힘들어하는 기색없이 잘 오르고 내려간다. 산동무 만들기 프로젝트가 성공해가고 있는 것 같다. 그다음 술동무 만들기 프로젝트는 더 쉽게 적응할 것으로 생각된다.  

저녁은 집근처로 와서 명동칼국수집을 찾았다. 이집은 인근 음식점중에서 최고의 인심을 자랑한다. 가격도 선릉역 부근에선 괜찮은 편인 5,000원인데, 무지막지한 양을 자랑하는데다 커다란 만두까지 하나 들어 있어 성인남자도 깨끗이 비우기가 힘들다. 사리추가와 공기밥도 공짜다. 2만원짜리 보쌈 소를 하나 시켰는데 커다란 그릇에 국물이 1인당 하나씩 나왔다. 보쌈 역시 양도 많고 과연 인심 하나는 끝내준다고 할 수있겠다. 맛도 괜찮으니 이집은 안주빨이 쌘 친구들과 저렴하고 배부르게 먹기에 적당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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