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일찍 절에 모임이 있으신 어머니를 빼고, 가족들과 이전에 친구와 한번 가본적이 있는 하남의 불가마를 향했다. 찜질복 대여 까지 1인당 7,000원, 서울 근처에서 사우나 시설도 잘 갖춘 숯가마 입장료로 그리 비싸지 않은 비용인 것 같다. 뜨거운 것을 대충 견디는 스타일이라 늘 하던대로 고온을 들락날락 했다.

마침 숯을 뺀지 얼마 안된 꽃방이 열렸다. 간혹 숯가마를 갈 때도 너무 뜨거워 깔짝깔짝 대보곤 들어 가보지 않았는데, 이게 진짜라는 일하는 아저씨의 말에 혹해서 다른 사람들 처럼 양말이나 큰 수건없이 무대뽀로 들어 갔다. 하윽 뜨것! 발바닥이 타는 것 같아 둘르고 있던 수건을 밑에 놓는 순간 뒷덜미를 덮쳐 오는 뜨거움...
학.. 뛰쳐 나왔다. 휴~ 익느다. 다시 수건 하나를 더 구해 도전. 발 밑에 깔고 쪼그리고 앉아 또 하나의 수건으로 최대한 몸을 덮고 맨살의 노출을 줄이며 최대한 견뎠다. 도저히 못견딜 것 같아 나와서 쉬는데, 머리도 개운해 지는 것 같고, 뭔지 모를 이 시원함(?)은 무언가?

아버지도 처음엔 너무 뜨겁다고 하시더니, 야 이거 자꾸 들어 가고 싶다 하신다. 나역시 그러게요. 아부지 이거 중독성이 상당한데요. 지지는 걸 좋아해 찜질방이나 숯가마를 자주는 아니더라도, 여건이 허락되면 조금씩 다녔었는데, 오늘 같은 경험은 처음이다.

숯가마의 참맛은 화끈한 꽃방이다. 용광로와 같은 괴로움을 견디면, 왠지 모를 시원함(?)을 경험할 수 있다.개운한 마음으로 집 근처에 새로 생긴 식당으로 점심을 먹으러 갔는데, 맛이 괜찮아 기분좋게 소주 한잔하고 돌아왔고... 저녁 때는 어머니가 해주신 간장게장으로 밥을 두그릇 반을 비웠다. 역시 간장 게장은 밥도둑~어린이 날인데, 어른들만 즐거웠던 하루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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